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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굴비선생 Aug 04. 2024

인생맛 굴비(屈飛) 정식 # 6

아카이브: 갑자기 친구 생각

한 번은 너에게 고백했어야 하는데 용기 없이 십여 년이 가버렸구나.


거기선 다 번호로 불렸는데, 면회 많이 오는 사람, 영치금 많이 받는 사람이 일등 이더구나.


밖에서 회장 소리 듣던 사람도, 날아가던 새를 떨어뜨리던 사람도, 와서 보니 똥냄새는 다 같이 구리더구나.


그나마 면회가 자주 오는 사람, 영치금이 제법 잘 들어오는 사람은 대우받았는데, 네 덕분에 나는 사람대접 잘 받았다.


누군데 매주 찾아오는 사람이 있냐고.


내 삶이 빛나지면 제일 먼저 너를 찾아가 그간의 고마움도, 미안함도 소리 질러야 했는데,


어느덧 십여 년이 후딱 날아가 버렸구나.


아직도 너에게 이야기 못한 건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아직 절절 거리고 살아 쪽팔려서다.


네가 언제고 이 글을 읽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죽기 전에 꼭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네 덕분에 기죽지 않고 살았다.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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