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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군 군번줄 Feb 09. 2024

삶에 확신이 있고, 그 확신의 근원이 본인인 사람.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대부분 휴남동 서점을 읽었다면, 편안하게 말하는 영주나 민준에 집중할 터이지만, 나는 민준의 친구인 성철과의 대화를 읽을 때 무릎을 탁! 치며 즐거워했다. 자신감이 꽉 차있어 매력적인 사람. 그 자신감과 자존감이 다른 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와서 그 매력이 배가 되는 사람.

“너, 세상에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는 거야. 물론 누가 봐도 티 나게 잘 쓴 글과 못 쓴 글은 있어. 하지만 비슷비슷한 글은 명함값이라니까. 내 글 봐. 이건 잘 쓴 글이야.”
"누가 그러는데?"
"내가 그런다! 수많은 평론 글을 섭렵한 내가 그래! 잘 쓴 글은 거기서 거기라고. 너 두고 봐라. 내가 어떻게 하다가 이름을 날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내 글을 원래보다 더 잘 쓴 글이라 고 할걸?"
“야, 우리가 도대체 왜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야 하는 거냐."
“그러니까 나는 영화를 평론하는 영화평론가라는 말이야. 누가 이름 붙여줄 필요 없어.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 거야. 그럼 된 거 아니냐, 산다는 게."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려놓고 거기에 맞춰가며 살기!! 맞춰지면 날 칭찬하고. 아니면 원하는 모습을 조금 바꿔도 될 터이다. 스스로 이런 말을 되네이며 긍정적인 기운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나도 당당하면서 단단한 내가 되기 위해서 오늘도 한 걸음씩 가보자고 다짐한다. 누가 칭찬 안 해줘도 내가 칭찬하면 된다. 어제 보다 나아진 오늘을 칭찬하고, 그런 나를 보며 다독다독하며 기특해하기. 요즘 내가 그리고 있는 삶이다.

또 민준의 모습이 기존의 나와 너무 비슷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뭘 좋아하는 줄 몰라서 남들이 좋다는 것을 좇고 있는 나. 인스타그램에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식당에 가서 인증샷을 찍어서 올리고 "00 가면 꼭 들러야 한다"는 카페에 가서 비슷한 사진을 찍고, 천만 돌파를 했다는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본다.

남들이 하는 거 하겠다고 저장해둔 내 인스타그램 저장 목록


"좋은 영화에 천만 관객이 들 수는 있지. 하지만 천만 영화가 다 좋은 건 아니란다. 네가 그걸 모르네. 그런 영화가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던 건, 그 영화가 이미 3백만 영화였기 때문이야. 수백만 관객이 홍보의 노예가 됐다는 말이야."
"너 그거 궤변인 거 모르냐?"
나도 처음에는 궤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궤변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린 대부분 그런 홍보에 현혹되어 영화를 보게 되니까. 성철의 말대로 민준 역시 치고받는 영화가 좋아서 그 영화들을 본 건 아니었다. 성철 말대로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 줄 몰라서 남들이 좋다는 영화를 본 것뿐이다. 그렇다고 그 영화를 본 걸 후회한 적도 없었다. 뭔, 후회씩이나. 보는 순간만큼은 재미있었으니까 그걸로 된 거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 따라 해서 그런지 내가 뚜렷하게 좋아해서 실행한 것이 없다. 일에서도, 취미에서도, 삶에서도. 요즘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재밌는 게 무엇일까? 진짜 그것만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이 책의 성철이처럼 자기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러면서 내가 나를 칭찬하면서 발전해 가자. 그게 우리가 모두 원하는 삶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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