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의 욕정과 욕심으로 인해 퇴사했다.
7년 전 나는 친구의 소개로 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대표를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친구의 상사의 와이프 분이었다. 그리고 나의 업무의 다양성을 좋게 봐주셔서 그분과 함께 일하게 되었고 나는 부대표라는 직함을 갖게 되었다. 팀원은 대표, 나, 그리고 대표님의 남편분. 남편분이 co-founder였었고 다양한 스타트업 경험과 인맥이 탄탄한 분이셨기에 이분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분 덕분에 유명한 대표님 사무실에서 함께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렇게 둘 아닌 스타트업 팀이 되었다.
초반에는 정말 열정을 다해서 업무에 열심히였다. 차근차근 프로덕트가 발전되는 것도 너무 좋았고, 대표랑도 성격이 잘 맞아 빠르게 친해졌다. 그때의 대표나이 30, 나는 20대 후반. 어린 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 당시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다 20대 중후반이었기에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점점 정부지원 지원을 받아서 스페인에서 열리는 박람회도 다녀오기도 했고, 많은 대회를 참여를 통해서 제품에 대한 인정을 쌓아갔었다. 그때까진 괜찮았다.
어느 날 대표의 남편분의 친구분(여자)의 남편분이 홍콩에서 전자기기 사업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 덕분에 홍콩에 출장을 가는 기회도 얻었다. 홍콩은 처음인지라 가는 김에 여행도 할 생각에 너무 마음이 벅찼다. 홍콩입성. 업무를 끝내고 홍콩이라 하면 네온사인이 가득한 바 아닌가? 하고 들어갔다. 음악에 취해서 같이 놀다가 대표가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고 하더니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길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화장실 쪽으로 갔다. 그런데 어떤 나이 많은 남자분과 바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를 발견한 그녀는 나를 보고 그분에게 인사를 시켜줬다. 파일럿이란다. 파일럿이고 뭐고 나는 이제 너무 지친 나머지 숙소에 돌아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알겠어 작별인사를 하겠다며 나가있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키스를 하더니 작별인사를 하고 나왔다. 남편이 내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정말 다 같이 가깝게 지냈는데 멀리서 본 상황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는 엄청 웃으면서 하는 말이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그분한테 거짓말을 했고, 그 여자친구가 나라고 이야기했다는 거다. 진짜 온갖 술이 다 깨고 기분이 정말 더러웠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이니까 참았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택시 안 정적이 흐르고 나한테 하는 말이 "ㅇㅇ님 정말 착하다..." 착하다는 말이 이렇게 모욕적이고 화가 날 수가 없다. 덕분에 그때부터 누군가로부터 듣는 착하다는 말이 칭찬으로 안 들렸다.
또 한 번은 공장이랑 컨텍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중국으로 갔던 적이 있다. 업무가 끝나고 한창 잘 나가던 중 대표가 스타트 업하는 영국 친구를 찾았다며 같이 놀자 했다. 비즈니스 하러 왔나? 하고 우리 회사 인맥에 도움 될까 싶어서 좋다고 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틴더로 놀기 위해 만난 것이었고, 대표가 영어 네이티브 스피커, 특히나 영국영어에 굉장한 선망을 지니고 있어 그들에게 접근했었던 것이다. 그들이랑 술도 마시고 놀았다. 나는 정말 숙소에 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아침이 돼서야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엄청난 태풍 주의보로 온갖 경계가 난무해 비행기도 취소되고 발이 묶였던 적이 있다. 그때 대표는 또 그 친구들과 놀자고 했다. 그 태풍을 뚫고 놀겠다고? 난 숙소에서 쉬겠다 했다. 늦은 오후가 되자 태풍이 지나가고 잠잠해지니 연락이 왔다. 아주 잘 놀고 있으니 나도 조인해라. 거절했다. 그분이 그때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남편이 옆에 없는 지금이 자유라고...
그렇게 그때만 지나면 잠잠해질 줄 알았다. 공장 업무로 인해 나 혼자 중국 출장을 왔어야 했고, 중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기도 하고 업무차 이전에 너무 돌아다녀서 그랬는지 업무 외에는 셰어하우스의 작은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업무 진행상황 연락차 대표한테 연락했더니 연락이 안 된다. 무슨 일 있나? 하고 기다렸다. 업무를 마칠 때쯤 들었다. 이혼한다고. 무슨 소리지? 했는데 이전에 같이 워크숍을 갔던 대표랑 바람이 난걸 남편분께 들켰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대표도 안면식이 있는 분이다. 애가 셋이나 있으신 분이셨고, 사업이 굉장히 성공하신 분이라고 대표가 나한테 소개도 시켜줬는데... 뒤통수를 세게 처 맞았다. 돌이켜보니, 그분들의 눈빛이 '넌 아무것도 모르지?' 하고 농락당한 기분이다. 추후에 알고 보니 그분과 사귀(?) 시면서 그분의 동업자분에게도 꼬리를 쳤다는... 쟤는 왜 저렇게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까?라는 표정으로 워크숍 내내 그런 표정으로 나를 대해서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다음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