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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Guevara May 09. 2018

배낭여행_프롤로그

일상과 일탈의 경계

누군가에게 왜 여행을 다니냐고 물으면 각기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내게 그 질문을 한다면,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일상에서의 평범함을 넘은 일탈을 하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20살...

12년의 학창 시절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수능 성적도 크게 좋지 않아 그나마 좋았던 내신성적에 맞추고, 취업을 생각하니 보건계열이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서 단순히 취업을 바라보고, 3일 만에 내 밥줄을 보건계열로 선택했다.

당시 이 3일의 시간은 입학 이후, 정확히 3주 뒤 회의감내면의 반항으로 되돌아왔고, 점차 학교를 나가지 않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반수를 결심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전공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내면을 엄습해 왔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잠시 일본의 후쿠오카 여행을 2박 3일 동안 다녀왔다. 그곳에서 뵌 내 인생의 은사를 만나 전공 포기라는 확실한 선택을 할 수 있었고,  2011년 11월 10일 수능을 치르고 이틀 11월 12일 인도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타지마할(2011년 12월)

생애 두 번째로 떠나는 여행이자 첫 배낭여행, 그리고 6주 가량 예정된 인도를 다니려니 기쁨과 설렘보다는 불안감이 엄습했고, 뉴델리 공항에 내리자마자 느꼈던 매캐한 인도만의 특유한 냄새와 딱딱한 표정의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다가왔었다. 두려움도 잠시, 1주일 동안 만났던 인도는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왔고, 여행 중간 한 여행자분께 들었었던 여행이 행복한 이유는 "여행은 일상이 아닌 일탈"이라는 말씀은 즐거움을 넘은 행복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실천하고 싶었다. 당시, 부족했던 영어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지만, 20살의 어린 시절 새로운 환경에서 지내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조금이나마 행복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던 40일이 넘는 기간의 여행을 마치고, 5일 뒤 군에 입대하였다.


바라나시 & 인도 애기들



군 복무 당시 배낭여행과 어학연수를 고민하며, 정해진 금액과 반년이 조금 안되는 한정된 시간 내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일탈하고 싶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하니 중동과 아프리카가 눈에 들어왔다.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사람들하고 대화하면서 영어도 배울 있을 것 같았고, 동시에 일탈까지 있을 것 같았던 최고의 선택지였다. 

당시 사회에 있던 친구에게 부탁해서 바로 항공권을 결제했다. 

여행이라고는 인도와 일본이 전부인 나름 여행 초짜는 남은 군 생활 동안 여행 루트를 짜고, 즐겁게 다니기 위해서 우클렐레도 배웠다.  매일매일 여행 블로그와 관련 서적을 정독하며 새로운 세계를 탐독했고,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며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을 준비하며 두려움도 있었고, 이 선택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제대 후 1달 뒤 떠났던 중동과 코카서스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총 16개국에 걸친 4개월 동안의 배낭여행과 그 시간 속에 글로벌 세상을 더 직접적으로 경험했던 조지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했었던 해외 봉사 활동은 일상과 일탈의 경계선을 넘어가며 새로움을 매 순간 즐기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피라미드(2013년 12월)

터키에서부터 시작된 2013년 11월, 카우치서핑으로 만났던 190cm의 터키인과의 첫 만남과 함께 여행 이틀 날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광장에서 봤었던 "꽃보다 누나" 촬영부터 그루지야에서 2주 동안 함께 지냈던 봉사활동 팀원들과 동양인을 처음 본다는 감사했던 가족들, 아르메니아에서 짧은 4일이지만 한 동양인을 호스팅 해줬던 이란인 친구 Nariman. 보름 동안 정확히 170달러를 쓴 기억, 그리고 카우치서핑에서 만났던 타브리즈와 테헤란, 이스파한에서 만났던 Iranians. 스쳐지나간 인연이지만 그들의 따뜻한 호의와 웃음을 느낄 수 있었던 이란은 내가 생각했던 중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지우기에 충분했던 시간이었다.


친구 아버지를 뵈러 잠시 들린 UAE 아부다비부터 요르단, 이집트까지 잊을 수 없는 22살을 보냈다.


2013년 12월 29일 이집트 아스완에서 출발한 배는 24시간이 넘게 걸려 수단이라는 나라에 도착했고, 진정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여정을 시작하였다.  


수단 국경 어딘가...
이집트 - 수단 뱃길부터 수단 어딘가에서 만났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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