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혹되지 않는 아름다움
브런치는 돈이 안돼.
글쓰기의 즐거움을 모르고 대필 작가 운운하는 그가 안쓰럽지만, 그 방법 또한 그가 추구하는 인생이다. 그래서 그의 방식을 존중하려 한다. 지금도 잘 벌고 있으니 더 잘 버시길 바란다.
"제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나는 내게 그런 질문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 계속 쓰면 되고, 되고 싶지 않으면 안 쓰면 되지 않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면 한번 열심히 해보려구요."
그 학생들은 '하고 싶음'보다 가능성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의 마음인 것 같았다. 나는 누구에게도 답을 주지 않았다. 답을 몰랐고, 알아도 줄 수 없었다.
(중략)
가르쳤던 학생들 중 몇몇은 작가가 됐는데, 그들은 묻지 않고 그냥 썼다. 쓰는 게 좋았고 작가가 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 계속 썼을 테고, 쓰다 보니 작가도 되었을 것이다.
사공 없는 나룻배가 기슭에 닿듯 살다 보면 도달하게 되는 어딘가. 그게 미래다.
김영하, <영하의 날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