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독버섯, 이대로 괜찮은가.
한때 온 레첸의 사랑을 받았던 왕세자였지만 희대의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대가로 왕관을 내려놓아야 했던 왕실의 탕아. 왕실의 독버섯. 비에른 드나이스터.
사기를 당해 망하기 일보직전인 하르디 가문의 굴러 들어온 재산이 되어 결혼 시장의 급매물로 내던져진 에르나 하르디.
오늘내일하는 늙은이의 재취자리 아니면 구제불능 쓰레기의 아내가 될 처지인 에르나 앞에 나타난
언뜻 구세주로 보이는 문제적 왕자님 비에른 드나이스터.
참 보기는 좋지만, 에르나 아가씨. 독버섯은 먹지 마세요. 먹으면 죽어요.
“처음부터, 내게 일부러 접근했군요?”
“……그렇습니다.”
“원수의 딸을 사랑하는 척하느라 힘들었겠다.”
왕가의 핏줄이자 군부 대장의 외동딸 아네트. 2년간의 열애 끝에 아버지의 충실한 수하 하이너와 결혼했다. 마냥 근사하고 다정한 남편과 영원할 줄 알았던 행복. 모든 것이 완벽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남편의 배신으로 가문이 몰락하기 전까지는.
“이혼해요. 하이너.”
“불허합니다.”
“내게 아직도 쓸모가 남았나요? 내 부모님은 죽었고 왕정은 몰락했고 난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 복수는 끝났다고.”
“부인. 어디로 가서 행복하시려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어요.” 하이너가 입꼬리를 늘여 웃었다.
“어차피 그런 거라면 내 곁에서 평생 불행해.”
아네트는 문득 깨달았다. 그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는 걸.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내 손으로 끊어내야 한다는 것을.
완벽한 황후였다.
그러나 황제는 도움이 될 황후가 필요 없다고 한다.
그가 원하는 건 배우자이지 동료가 아니라 한다. 황제는 나비에를 버리고 노예 출신의 여자를 옆에 두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황제가 그녀에게 다음 황후 자리를 약속하는 걸 듣기 전까진.
나비에는 고민 끝에 결심했다. 그렇다면 난 옆 나라의 황제와 재혼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