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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민 Feb 08. 2021

우리는 '창살 없는 감옥'에 살고 있다

내가 집을 짓는 이유

우리나라 아이가 있는 10가구 중 7가구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는 생활하는데 있어편리함을 제공해준다. 마트, 정육점, 옷가게, 헬스장, 요가원 등의 생활하는데 필요로 하는 각종 시설이 있고, 식당이나 각종 체인점은 우리의 먹을 것도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적은 난방비로 추운 겨울에도 반팔과 반바지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아파트 생활이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그런데 와이프의 생각은 달랐다. 와이프는 아파트를 ‘창살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사방이 막혀 있기 때문에 따뜻하다는 나의 생각과는 반대로 사방으로 막혀있기 때문에 감옥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태어난 우리는 자연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왜 아파트에 살아야만 하는걸까?하는 질문을 수 없이 했따.


처음에는 와이프의 말을 공감할 수 없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파트가 감옥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말도 통하지 않은 아이와 함께 한 공간에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 질때가 있었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 진동하여 온 집안을 울음소리로 가득 채운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다 보면 사랑스럽기만 한 우리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따뜻해야 할 가정의 분위기가 차가운 콘크리트 벽처럼 차가워지기 시작하고 온순했던 내가 사납게 변하기 시작했다.


와이프는 손바닥만한 작은 마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말한다. 본인이 지치거나 밖에 나가서 콧 바람도 쐬고 내가 손수 가꾸는 마당이 있다면 집 안에서 가졌던 온갖 잡념들을 떨쳐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햇빛을 하루 30분 이상 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지쳤을 때 마당으로 나가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에 살고 싶다고 말한다. 선선한 자연의 바람이 콧 속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와 전신으로 퍼지는 느낌을 받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자연을 만끽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일단 아이들과 함께 외출을 하기 위해서는 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가지 모든 것을 준비시켜야 한다. 내복을 벗기고, 양발, 속옷을 입히고 겉옷을 입힌 후, 겨울철에는 목수건과 마스크, 모자를 씌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발을 신기고 나면 내 몸은 이미 지쳐있다. 몸이 지쳤는데 외출이 즐거울리가 없다. 신체가 지치고 힘들면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기분 전환하려는 외출이 시작부터 지쳐 버린다


그래서 와이프는 아파트 생활을 창살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아파트 생활은 아이들 때문에 제약을 받았다. 나의 모든 행동이 사각형의 박스 안에서 자유를 잃어버린 느낌이다. 층간 소음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늦은 밤에 피아노도 못 치고, 물건을 바닥에 내려 놓을 때도 쿵쾅거리지 않게 조심해야하고, 의자 하나 옮길 때도 조심해야 한다. 집 안에서 행해지는 모든 행동에 제약이 있다.


그렇다보니 아파트 생활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낀다. 우리 가족은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아야만 하는 걸까? 행복해 지기 위해서 살아야 하는데 행복을 갉아먹는다고 느끼는 곳에서 계속 살아야만 하는걸까? 그래서 우리는 주택으로 이사가기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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