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으로 이사가기로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 가족이 살 주택을 찾는 일이였다. 우리 부부는 막둥이가 나오기 전부터 전원주택을 보러 다녔다. 인터넷, 교차로, 공인중개사 등에 통해 매물을 보러 다녔다. 그러나 우리 기준에 부합되는 주택을 찾기는 어려웠다. 가격이 저렴하면 집의 컨디션이 마음에 안들었고, 집의 컨디션이 좋으면 가격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주택으로 이사하기를 몇 번이나 포기했는지 모른다.
그렇다가 우리에게 막둥이가 찾아오고 나서 다시 주택을 알아보러 다니며 주택으로 이사는 포기했다. 대신에 우리는 이미 지어진 집이 아닌 우리 스스로 집을 지어보자고 생각했던 것이다. 집을 짓는 비용이랑 주택을 매매하는 비용이 같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라고 우리 부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였고, 집을 짓는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땅을 알아보는 과정도 무척 힘들었다. 우리가 집을 지을만한 땅의 기준을 잡고 찾았으나 그 땅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땅은 주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우리 땅을 발견했다. 정확히는 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닌 와이프 지인이 동네에 괜찮은 토지 매물이 나온 것을 확인하고 우리에게 알려주었던 것이다. 그 즉시 땅을 몇 번이나 찾아가서 확인하고 고민했다.
그러다 이 땅이 우리가 찾고 있던 땅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땅을 매입하게 되었다. 우리는 땅을 찾을 때 세 가지를 기준세웠다.
가장 먼저 마을의 치안 상태였다. 땅을 보러 다녔을 때 정말 마음에 드는 땅이 있었다. 면 소재지에 위치해 있었고 땅 바로 앞에는 초등학교가 있어서 걸어서 10발자국이면 학교에 도달하는 위치였다. 처음에는 그 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주 찾아갔는데, 우리 부부는 그 땅 가까운 곳에 폐가를 발견했는데, 그 폐가에서는 누군가가 살고 있었다. 그 폐가를 보고나서 더 이상은 그 마을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우리집에는 나를 제외하고 여자만 넷이다. 만약 내가 집에 없을 경우 누군가가 우리집에 침입할 경우 대책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와이프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치안이 좋은 곳으로 가야만 했다.
다음으로 햇볕이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을 찾았다. 산 밑에 적당한 크기의 한적한 땅을 알아보았을 때이다. 마을이랑 땅 가격이랑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우리는 그 땅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 이유는 바로 햇볕이 뒷산에 가려 오후 3~4시만 되도 해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 집의 북쪽으로는 산이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집 안으로 햇볕이 많이 들어오는 것과 조금 들어오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크다. 그렇기에 햇볕이 잘 드는 곳이여야 했다.
마지막으로 출퇴근 거리다. 맞벌이 부부다 보니 아이들 채비시키는 일은 전쟁이다. 9시까지 회사에 도착해야되니 그 전에 아이들을 유치원에 등원을 끝내야 한다. 그런데 직장까지 멀어버리면 답이 없다. 그리고 퇴근후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 지킴이가 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출퇴근 3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부부가 까탈 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평생 살 수도 있는 땅이기에 우리 기준에 부합되는 땅을 찾았다. 그 땅이 와이프 지인이 알려준 땅이고, 지금 우리는 그 땅 위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땅을 찾으면서 정말 잘한 것이 있다면 바로 땅을 구매하기 전에 그 땅을 최소 5번 이상은 찾아갔다는 점이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이 전혀 다를때 찾아갔고, 봄, 여름, 가을, 겨울별로 찾아가기도 했다. 그 덕분에 우리 기준에 맞는 땅을 찾는데 오래 걸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찾은 땅에서 지내다 보니 결코 과거의 시간이 헛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어렵게 찾은 땅인 만큼 더욱 소중하고 만족스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