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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Oct 04. 2023

공무원이 뭐라고...(31)

남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

다면평가란 상급자, 하급자, 그리고 고객과 나 자신을 포함하는 복수의 평가자로부터 받은 평가결과를 통해 상사에 의한 일방적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전통적인 성과평가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보상 및 승진과 같은 인사관리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급자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다면평가이다. 


공직에 있을 때에 다면평가를 하거나 받거나 했었는데 내가 다면평가를 하는 경우는 주로 승진대상자가 우리 부서 또는 국에 근무했을 경우에 한하였다. 1년에 한번씩은 다면평가를 받는데 주로 성과평가할 시기에 그러했다. 내가 받은 다면평가는 평가자가 30-40명 정도 되었다. 

조직구성원들이 생각하기에 사회적 책임감, 지휘통솔, 이해관계조정은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대부분 우수한 결과를 받았다. 그런데 나 스스로 모자란 점수에 대하여 집착하게 되는데, 사실 평가자를 알 수도 없지만 누가 이렇게 점수를 주었을까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감정과 느낌이라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한 직원이 내게 문자로 '만점을 주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가장 영향이 적을 것 같은 항목에서 1점 뺐어요.' 라고 하면서 점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알지만 자꾸 왜 이런 점수가 나왔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이 조직관리는 지휘통솔과 연관이 있고 리더십은 동기부여, 코칭 등과 연관이 있다. 공적 조직은 공직윤리의식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각 항목이 서로 연관성이 깊지만 평가항목을 설계한 전문가는 항목의 연결성보다는 평가항목의 세분화에 집중하여 여러 방향으로 측정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은 아닐지 생각도 해보았다. 

인사혁신처(2019) 공무원다면평가운영매뉴얼, 다면평가 질문지(서울특별시)

서울시의 다면평가 항목을 보면  5급 이상과 6급 이하 모두에 해당하는 항목은 전문성, 추진력, 의사소통 및 협의조정, 청렴성, 윤리의식이다. 조직관리와 정책 목적 및 방향제시는 상급자로 갈 수록 매우 필요한 역량이다. 하위직급에서는 나만 일을 잘하면 될 수도 있지만 상위직급에서는 나 뿐 아니라 직원들도 잘 챙겨야 하고 업무 추진에 있어서 정확하고 명확한 방향성과 지시가 필요하다. 


얼마전에 기초자치단체 팀장급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승진 전에 팀장님들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명확한 방향성 제시와 구체적 지시' 라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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