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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변호사 Aug 29. 2019

[Prologue] 변호사 언니들

여변들의 일과 삶에 관한, 소소하고도 치열한 거의 모든 이야기


9년차 변호사가 되었다


9년차 로펌 변호사 이다. 2007년 사법시험 합격 후 연수원 수료 하고 로펌에 입사해서 정신없이 일을 배우고 일을 하다가 문뜩 눈을 들어보니 나는 어느새 9년차 변호사가 되어 있었다.  꼬꼬마 1년차 시절 내 눈에 시니어들은 과 삶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고 능숙하고 당당하게 일도 삶도 잘 꾸려나가는 것처럼 보였고, 한층 더 여유로워 보였다.


간이 쏜살같이 흘러 문뜩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그 비슷한 자리에 와 있었다. 


형들은 많은데, 언니들은 다 어디간걸까


꼬꼬마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내일모레 10년차 하더라도 인생은 끊이지 않는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고, 궁금하고 잘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었다.


특히나, 여성 변호사로서  답답한 조직과 업계 모델로 삼을 만큼 다양한 여성 선배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비단 법조계 뿐만의 문제는 아니고,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법조계는 특히나 더 리더쉽 자리에 여성 선배들이 부재하다. 상대적으로 법원은 여성 대법관, 헌재재판관도 배출하고  다수 부장판사들도 있긴하나, 충분치 않다. 검찰도 아직 검찰총장에 여성이 후보자로 거론된 적도 없다. 그래도 법원, 검찰은 공무원으로서 직업적 안정성을 가지고 연차에 따라 승진도 하고, 신분보장이 되기 때문에 치열한 사적 영역인 변호사들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사적 조직에 속한 여성 변호사들이 리더쉽이 있는 자리로 나아가는 것은 소위 유니콘을 만나는 이야기와 같다. 내가 속한 로펌 분야를 예로 들면, 로펌에서 의사결정 및 경영에 참여하는 여성 파트너 변호사를 찾아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에 앞서 결혼과 출산, 육아와 함께 고강도 업무를 10년 이상 버텨내고 파트너 자리까지 가는 수 자체가 남성에 비해서 적다. 내변호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은 법무팀장, 임원들 중 여성 비율이 높지 않다.


일을 하다 보면 궁금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다.


변호사로서 어떻게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고객은 어떻게 개발하고, 유지해야 하는지, 조직에서 시니어로서 리더쉽은 어떻게 발휘하는 것이 좋은지, 일과 가정은 정말 양립 가능한 것인지, 이직은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개업을 한다면 어떤 형식이 좋을지, 외부 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하면 좋을지 부터 시작해서 일만 하는 이 삶은 정말 좋은 삶인지, 요즘 사회경제 트렌드는 어떻게 되는지, 워킹맘으로서 아이들 교육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하는 나 말고 '본연의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삶에 고민이 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서


담배 한 대 피우며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형들처럼, 커피 한잔 하며 상의할 언니들이 있으면 좋겠는데...


대부분의 직장에 형들은 많은데 언니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언니들은 다 어디간걸까. 


The Quality of Connection- Key to the Quality per se  


얼마 전 여름휴가도 반납하면서 매우 중요한 소송을 마무리 짓고 나서 주말에 쉬면서 본 디자인 책이 하나 있었는데,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Everything is Connected


책은  우리가 보기만 해도 알만한 디자인 퍼니처들이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모습들 포착한 사진들이 가득한 포토북이었다.



책은 서두에 유명한 가구디자이너 찰스 임스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Eventually everything connects- people, ideas, objects...the quality of the connection is the key to quality per se"  - Charles Eames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연결된다- 사람, 생각, 각......연결의 수준이 바로 품질 그 자체를 결정 짓는다.


디자인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지만, 나는 그 철학이 우리 일과 삶에도 충분히 의미있는 메세지로 느껴졌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너머 다른 어떤 생각들과 어떤 이들과, 어떤 가치들과 연결되어 있는지 그 자체가 우리의 늘과, 내일의 기대와 그 너머의 꿈들 그 자체에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은 사실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를 만나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연결되고 싶은 것이 아닐까.


변호사 언니들을 찾아서: 내가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비슷한 연차의- 다들 치열하게 일하고 치열하게? 가정도 꾸리는 변호사 세명이 만났다.


세 사람이 느끼고 고민하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고,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다양한 대안들을 모색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통했다.


우리가 서로의 언니가 되어주고,

또 곳곳에서 각자 다양하고 즐겁게, 치열하게 사는 언니들을 찾아가기 위해 매거진을 만들기로 했다.


거창한 이야기도 좋아하고,

소소한 이야기는 보다 더 애정하며,

쓸데없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에는 더욱 흥분하는-


길을 찾아가는 여성변호사들의 이야기.


매거진  < 변호사 언니들 >  :)


시작합니다.


#변호사 #변호사언니들 #일상 #커리어 #워킹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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