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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쓱(SSG)' 야구단을 인수하는 이유

-자본의 이동_1, '용진이 형'의 선택-

이마트로 상징되는 유통업체의 큰 손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SK 와이번즈 야구단을 인수했다. 이마트라는 유통업체가 업무적으로 특별한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야구단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언론은 NC 다이노스 구단주인 앤씨소프트의 ‘택진이 형’에 비유해 야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정용진 부회장의 ‘용진이 형’ 버전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야구단 인수는 어쩌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인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정이 실제로 내려진 차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사랑한다고 하는 것과 야구단의 구단주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비즈니스라는 얘기다. 단, 이마트의 실질적인 오너 입장에서 비즈니스적으로 야구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역설해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협업관계로서가 아닌 경쟁상대로 얘기했다. “이마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야구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어조로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이렇다. 이마트에 올 고객들이 야구장에 간다면 고객을 뺏기는 일이고 그것은 이마트의 매출 감소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인수한 문학야구장의 경우 가족 단위의 삼겹살 파티 등이 야구장 외야 객석에서 가능할 만큼 야구장과 야구 비즈니스가 엔터테인먼트화 되면서 유통과 경쟁관계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이번 야구단 인수를 두고 이마트가 야구장을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진화시킨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미 ‘쓱(SSG)’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영어 알파벳 ‘에스에스지(SSG)’라고 쓰고 ‘쓱’이라고 읽는 요즘 유행하는 훈민정음에 빗댄 야민정음(팔도비빔면을 ‘괄도 네넴띤’으로 쓰고 발음하는 젊은이들 놀이)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배추’라는 2 행시로 떴다. 이마트의 현지 농산물 매입 관련 ‘이마트 LIVE’ 영상을 찍는 배추밭 현장에서 ‘배, 배고파’, ‘추, 추워’라고 외친 외마디 마케팅이 또다시 ‘소통(마케팅) 왕’이라는 찬사를 또다시 소환한 셈이다.    

  

‘택진이 형’은 구단주가 된 이후 첫 우승 세리머니로 리니지 M 게임 속 ‘집행검’을 들어 올렸다. 퍼포먼스 자체로 이미 엄청난 마케팅으로 회자되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 그 이상의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왔던 정용진 부회장 입장에서 이마트는 집행검 이상의 ‘무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집행검’ 이상의 마케팅 포인트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 써부터 결과가 기다려진다.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이것을, 이 기회를 정용진 부회장 또한 놓칠 리 만무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생태계에서의 이종 결합(이종 컬래버레이션) 사례가 빈번하다. 관심도 크다. 맥주와 ‘곰표’ 밀가루, 삼육두유와 호빵, 컨디션과 라면의 결합이 그런 사례다. 현대자동차는 얼마 전 미국의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어떤 형태일지 궁금하지만 걷는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미 수년 전에 자동차 전장 세계 1위 업체인 미국의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 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기업과의 M&A 준비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강점인 IT기술을 자동차 전장사업에 이식해 최첨단 사양의 자동차 전장 장치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는 그래서 생긴다. 애플이 가장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분야 역시 ‘애플 카’다.   

 

이마트가 왜 야구단을 인수했는지는 시간이 밝혀줄 것이다. 그 이유야 어쨌든 이런 상상을 해본다. 주 타깃 고객을 야구장에 뺏긴 이마트는 고객을 찾기 위해 구단주가 된다. 따라서 이마트는 야구단의 구단주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면 야구장을 통해 이마트가 어떻게 변신될 것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또 다른 재미는 변화되는 야구장을 먼저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야구장을 벤치마킹하려 했던 이마트가, 야구단 인수 후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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