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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엔 우리집이 없다’가 빼놓은 한 가지

-자본의 이동_3, 모여 만들어지는 '주거 만족'의 함수-

활활 타오르는 불붙은 부동산 시장을 줄여서 ‘불장’이라 부른다. 서울 강남발 풍선효과로 서울 강남은 물론 이외 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지역까지 이유 없는 불장이 지속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해수동과 연제구,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가덕도 신공항 호재가 있는 서부산 에코델타시티 등 명지동 그리고 경남 양산, 창원, 울산으로 불이 번지듯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올해 전세대출은 11개월 새 23조 폭증했다.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은 103조를 돌파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 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집값 누적 상승률이 9년 내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다. 원인은 임대차 3 법 발 전세대란에 따른 전셋값 상승과 저금리 상황 속 유동성 확대, 공황 구매 등에 따른 상승 추세의 악순환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전세 관련 지표와 지수는 모두 ‘신기록’ 행진 중이다. 이 때문인지 전세난이 불거진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 1위가 바로 ‘부동산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갤럽).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내년 상반기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부동산 114).


그런 탓일까. 그래서 이율배반적 이게도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걸까. 현재 7회까지 방송된 jtbc의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가칭 ‘서울집’)는 방송 전후로 많은 관심을 불러 모은다. 방송 직후 방송에 언급된 집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자 구글링 하거나 블로깅되는 것이 여느 집 관련 프로그램보다 뜨겁다.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형태로 자동 완성으로 검색된다. 앞은 프로그램 제목이고 뒤에 붙는 ‘○○’는 방송에서 소개된 집이 있는 도시나 지역들 이름이다. 대구, 장성, 광주, 속초, 강릉, 여주, 김포, 부산 등이다. 심지어 검색된 세 글자 ‘○○○’은 ‘재방송’이다.


제작 의도는 ‘잊고 있었던 '집'의 본질을 되새겨 보고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드림 하우스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잊고 있었던 집이 ‘서울엔’ 우리 집이 없어야 하니 서울 이외의 지역에 있는 집들이다. 더욱이 서울 집이 아니다 보니 서울 도시주거의 대표 주택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위주다. 서울도 아니고 아파트도 아니다 보니 ‘집’이라는 건축물의 건축적 요소로서의 건축물의 형태, 구조, 특이하거나 차별화된 평면 형태가 강조된다. 또한, 마음속 드림 하우스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은 일반적인 집에서는 포기했을 사계절 수영장, 맨케이브, 벽난로, 온돌방, 벙커하우스, 중정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그 집을 선택해 거주하거나 설계해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집에 대한 개별적이면서도 잔잔한 스토리는 ‘집’이 갖춰야 할 덕목이거나 무릇 ‘집’이란 이러해야 한다는 집에 대한 느낌적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그런데 ‘서울집’ 프로그램이 놓친 게 하나 있다. 서울 이외 그리고 아파트보다 단독 위주로 소개하다 보니 방송에 나오는 ‘그 집’만 강조된다. 그 집만 강조되다 보니 집이 있는 주변 여건이나 동네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들어 상승한 아파트 가격 때문에 더 그렇지만 일반 사람들은 서울의 강남 아파트에 살기 어려울 정도이니 서울에서만 ‘우리 집’을 찾지 말자는 것을 넘어 역설적으로 ‘무릇 집이란 이래야 해’라고 프로그램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다면 집에서의 삶보다는 개별 세대의 아파트 가격으로만 비치는 서울 아파트처럼 ‘그 집’만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동네 속 ‘그 집’, 공동체 속 ‘그 집’도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오히려 서울엔 우리 집이 없어도 괜찮을 수 있다는 프로그램 자체의 차별적 접근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벙커하우스, 블록버스터 크기 집, 취미 만수르 집 등 휘발성 강한 이슈로만이 아니라 집과 사람뿐 아니라 더불어 동네가 보일 때 그 집과 그 집에 거주하는 가족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나 홀로 뽐내는 집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동네에 있는 집 가운데 하나지만 내가 선택한 동네에서 우리 가족이 거주하는 집이기에 좋겠다는 것이 설득될 때 비로소‘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고 해도 좋은 ‘집의 본질’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 신문기사 사진 캡처) 발레리줄리조의 책 '아파트 공화국'에 군대 막사로 보였다고 소개되었던 구반포 아파트 개발 당신 전경.  지금은 강남의 '비싼 동네' 가운데 하나다.


0. 위 글은 일부 내용이 수정 보완된 새로운 글임을 밝힙니다.

1. 윗 글은 '양산신문'에 연재된 부동산칼럼 임을 밝힙니다.

2. 아래 블로그를 클릭하시면 원문과 별도의 설명 사진 또는 그림 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dpos7532/222168032169

3. 본문 속 사진은 아래 기사 내용 중 소개된 사진임을 밝힙니다.

    http://www.seouland.com/arti/culture/culture_general/40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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