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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의 ‘문화력(文化力)’과 부동산 시장과의 관계

-공간의 이동_2, 로컬의 '오리지널리티'가 만드는 공간의 경쟁력-

‘로컬(local)’이 살아나야 국가도 있다. 빈말이 아니다. 여기서 ‘로컬’은 서울지역 이외의 다른 지역 즉, ‘지방’을 대신한다. 왠지 지방이라는 말속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이외의 지역’이라는 차별적인 의미로 인식되는 탓이 크다. 따라서 로컬이라 함은 서울도 매한가지로 우리나라의 각기 다른 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써의 지역인 로컬과 같은 의미다.


로컬인 ‘지역’을 지켜 내야 하며 살아나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 로컬은 다른 지역과는 다른, 나름대로의 정체성이 있다. 그 정체성이 바로 다른 지역과는 구별되는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과 구별되면서 특정 지역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의 총체가 바로 ‘문화력(文化力)’이다.


손혜원 의원이 목포 구도심의 창성장 여관을 비롯해 몇몇 곳의 부동산을 조카 등 차명으로 매입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나지 않았으니 무엇이라 단언하기 힘들지만 일단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죄가 가볍거나 무겁다고 논하기 어렵다. 그러나 손혜원 의원이 목표 구도심의 창성장을 비롯한 적산가옥 등을 매입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손혜원 의원의 말에 따른 매입 이유는 “투기목적이 아니다. 목포의 근대문화유산의 보전과 조카들의 생업을 위한 증여”입장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목포 근대문화유산의 보전 대목이다. 보전에 목적이 있었다면 목포시 차원 또는 시민단체를 통해 매입을 유도했으면 될 일을 본인 또는 조카들이 관여됐다는 것이 보안 비밀 자료를 활용해 가격 상승 예상하고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손혜원 의원은 목포 구도심의 근대문화유산들이 보전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일 수 있다. 앞서 경남 통영의 장인 공방에 대한 문화재 등록 압박 의혹 역시 같은 맥락이다. 손혜원 의원은 당시 통영시와 문화재청을 상대로 해당 공방의 존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장인 공방은 결국 문화재위원회가 문화재 등록 보류 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장이 느닷없이 직권등록 한 바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1964년 독일 출신의 영국 도시사회학자인 루스 글래스가 정의한 개념으로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빗댄 ‘손트리피케이션’은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쇠퇴로 쇠락해 가는 지방 도시의 근대 문화유산에 대한 도시재생적 가치를 전문가적 식견으로 발견하고 국회의원 등의 지위를 활용해 정책적으로 관여하거나 위력을 행사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사업 추진으로 인한 이익이 지역민에게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사업 대상지에서 내쫓기거나 내몰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젠트리피케이션에 손혜원 의원의 이름자가 합성된 것이다.


모든 로컬 도시들의 근대문화유산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겠으나 분명 다른 로컬과 차별화될 수 있는 자원들은 그러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잠재력을 누가, 어떻게 발견하고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분명한 것은 내부 정보를 갖고 이해가 상충되는 사람이 앞장서서 보전을 주장하면서 차명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를 하모양새를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손혜원 의원 사례의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다.

(출처: 강원도민일보) 칠성조선소 글씨는 최근 칠성조선소 서체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레트로(retro)'에 대한 선호가 '뉴트로(newtro)'가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출처: 뉴시스 캡처) 폐조선소가 있던 외관 그대로지만 지금은 문화복합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닫는 것은 소유주 마음이지만 '공간'은 채우는 문화를 품고 다시 문을 열었다.


속초 폐조선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되살린 ‘칠성조선소’, 강원도 정선의 공가 등을 고쳐 만든 ‘고한 마을 호텔 18번가’ 등은 로컬의 독특한 근대문화자원을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만들어낸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성공하면 지역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난다. 새롭게 생긴 일자리는 지역 가치를 올린다. 하방압력이 거셌던 부동산 가치 또한 덩달아 오른다. 당연히 부동산 가치 상승이 목적이 아닐지라도 내가 살고 있는 로컬의 ‘문화력’을 발견하고 키우는 것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옳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로컬이 만들어낸 문화 자체가 우리 ‘얼굴’인 이유다.




1. 윗글은 '양산신문'에 연재한 부동산칼럼 임을 밝힙니다.

2. 아래 블로그를 클릭하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dpos7532/222105784959

3. 사진 캡처 자료는 아래 기사에서 인용하였습니다.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993631

https://www.news1.kr/articles/?364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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