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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선129? 아파트 값, 7억짜리가 15억?

- 아파트 가격이 미친 이유? MZ세대가 미칠 이유?-

(동아일보 기사 화면 캡처) 정부는 10월 19일 전국 89곳이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가 있다고 발표했다.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 올랐다. 무엇부터 잡는 게 순서일까?


아파트값, 머선 129? MZ세대가 더 뿔날 이유


강호동이 방송에서 쓰는 경상도 사투리로 유명해진 유행어가 있다. 사투리인데 숫자까지 섞여 있다. ‘머선129’, ‘무슨 일이고?’의 경상도 버전인데 강호동이 하도 방송에서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를 섞어 쓰다 보니 방송용 유행어가 됐다. 요즘 아파트 값, 증말 머선129. 오르는데 끝이 없어 보인다. 이런 적이 없다. 드문 경우다. 지속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공급은 더디고, 주변 사람 다 사는 듯 보이니 ‘나’도 전쟁에 참전하는 기분으로 나서니 임대차 3법 등으로 이래저래 전세물건도 부족하고 나오는 매도물건도 적다 보니 ‘호가(asking price)’는 오르고 오른 가격에 거래되다 보니 실제 거래 가격만 올라간다.


아파트 7억짜리가 최근 4년여 지나면서 15억으로 무려 8억 원이 올랐다면 사실일까? 믿어야 할까? 사실이다. 믿어야 한다. 그래서 관련 기사 제목도 ‘4년 새 7억에서 15억’이다. 바로 경기·인천인 수도권 아파트값의 현실 가격이다. 지난 10월 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른 결과다. 지난 9월 수도권 5분위(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평균 14억 91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격은 KB가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짧은 기간 내에 많이 올랐다. 그러니 이 가격은 특정 지역에서의 특정 가격이니 만큼 일반화시킬 수 없다고 문제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르는 가격’인 ‘호가’가 아니라 실제 거래된 가격이니 실거래 가격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이 이유 때문에 짧은 기간 중에 올라도 갑자기 많이 올랐으니 ‘거품’ 아니냐는 문제 제기나 의견을 개진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거품이라면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거품이 빠지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연일 최고가 경신 이후에도 거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시장에서 거래 가격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가격이 받아들여진 이상 거래 가격은 시장에서 기정사실화 된 것이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 고점을 찍다 보니 “이전에는 얼마 얼마였던 아파트가 이렇게 높게까지 가격이 상승했어요”라는 말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지역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다 올랐으니 어느 지역만의 문제나 특성이라고 할 수도 없게 됐다. 그러니 ‘7억짜리가 15억이 됐다’는 의미는 코로나 상황이나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그럴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값의 이상 급등이나 부동산 시장만의 ‘나 홀로 상승’이라고 투정한들 어쩔 수 없는 ‘오른 현실’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에서는 ‘고점이고 떨어진다’며 기다리라고 한들 시장에서는 의미 없다. 떨어져도 사야겠다는 대기자들이 줄을 서다 보니 가격은 더 오른다. ‘어제가 아파트값이 가장 쌌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이 오른 아파트 가격의 ‘한계’란 무엇일까? 어떤 의미일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으니 더 오르는 것은 (시장 상황 전반을 고려할 때)무리일 것이라는 측면에서의 ‘한계’가 아니다. 현재와 같이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신호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오르는 가격을 받쳐주고 있으니 더 오를 수 있다. 실제로 오늘도 오르고 있는 중이다. 본고에서 언급하는 한계란 수요자 측면에서의 한계다. 집을 사려는 수요자 입장에서 현재의 가격은 지불해야 하는 가격 치고는 너무 높다. 아니 더 정확히는 더 이상 올라서는 안 된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제한적인 일부 서울시장은 논외다. 거기는 거기대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질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일부 시장을 제외한 지방으로서의 지역 하위시장은 더 이상 가격이 오르면 안 된다. 한꺼번에 가격이 하락 곡선을 그리는 순간 오를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런 위기감이 바람 들어간 고무풍선처럼 점점 커지고 있다. 대다수 실수요자 및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정부는 곤혹스럽겠지만 가격이 오르는 서울 시장(Market)에 대고 ‘떨어질 것’이라 협박하듯 할 것이 아니라 지역 하위 시장을 위한 가격 안정화 대책을 더 늦기 전에라도 내놔야 한다. 아파트 가격이 꺾이면 ‘정부 잘못’이라는 핀잔은 ‘꼭지’ 잡은 지방에서 더 거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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