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라도 괜찮아,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
요즘 새로운 에티켓으로 떠오른 TMI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타인에 대한 사소한 혹은 너무 많은 정보를 TMI(Too Much Information)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자면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연예인 신민아, 구혜선, 윤은혜가 동갑’이라던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 키스데이’라는 알아 둬도 전혀 쓸모가 없는 소소한 정보들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해줄 이야기가 시시콜콜한 경우 ‘이건 좀 TMI인데’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이 새로운 에티켓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대화 상대가 본론에서 벗어나 딴 길로 샜다면 ‘그건 좀 TMI인데요’라고 가볍게 말해 다시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원래는 온라인에서 글을 쓸 때 에티켓처럼 쓰게 된 것인데 이제는 현실 대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TMI는 일종의 놀이문화처럼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의미도 분명히 담고 있습니다.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알고 싶지 않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 과잉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원하지 않는 정보에 자주 노출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의 TMI까지 알게 된다면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친구, 직장 동료에게 꺼내 든 자신의 속 이야기가 TMI 취급을 받게 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이 유행어가 등장하면서 지인에게 자신의 사연이 지나친 정보라는 소리를 들어 속상했다는 경험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두들 바쁘게 살아가느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지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는 어려워도 가끔은 스스로에게 위로가 필요한 날이 찾아옵니다.
나만의 대처법을 공개하자면 이럴 때 라디오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즐겨 듣는 라디오가 없으시다면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를 추천해 드립니다. MBC 표준 FM에서 새벽 2시에 방송되니 본방 사수보다는 다음 날 듣기에 좋습니다. 매일 챙겨 듣는다는 부담감을 갖지 말고 팟캐스트로 편한 시간에 틀어 놓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무엇보다도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아서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고 잔잔하니 틀어놓고 다른 작업을 하시기에도 좋습니다. 라디오는 이야기를 듣는 도구이지만 면대면 대화가 아니라서 큰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피곤한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방송에서 인트로 음악을 제일 좋아합니다. 마치 누아르 영화의 도입부와 같은 멜로디가 깔리면 누구보다 차분한 말투의 백영옥 작가님이 인사말을 건네 옵니다. 라디오 디톡스에서는 딥 톡스(Deep Talks),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깊게 다룹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이야기도 TMI 취급을 받지 않습니다. 진지하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헤쳐나갈 방법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줍니다. 상처 입은 TMI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지인에게 선뜻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환영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연을 듣다 보면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서 마치 스스로 위로받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는 특별 게스트를 모시고 영화, 책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도 나눕니다. 사람에게 지쳤지만 외로우신 분들, 하고 싶은 이야기가 가슴속에서 헤매고 있는 분들 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많은 위로가 된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 中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
MBC 표준 FM (월~일) 오전 02:00~03:00
95.9 MHz(서울/경기) 지역별 라디오 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