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바보 Oct 29. 2023

누나는 왜 수학교과서를 다섯 번 풀었을까?

노오력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요즈음 종종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아주 오래된 에피소드 하나가 있습니다. 적어 놓지 않으면, 이제는 기억에서 지워질 것 같아 적어볼까 합니다.


지인 중에서, 저희 누나가 가장 공부를 잘합니다. 그냥 잘한다더라 말고, 제 기억 속의 성적표들은 정말 미친듯한 성적표였습니다. 하나 틀리면, 평균을 깎아먹는 그런 성적표였습니다. 게다가 그러한 성적을 고등학교 기간 내내 놓친 적이 없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평균 60~70점 정도의 학생이었습니다. 그냥저냥 공부도 잘하지도 않고 운동도 노는 것도 다 60~70점 정도의 아이였죠. 그런 제가 얼마나 한심했던지, 고1 2학기 때, 저희 누나가 저를 가둬두고 공부를 시켰습니다. 그 덕에 공부하는 법에 대해서 약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름의 전환점이었었네요.


그때 당시 저에게 주입된 공부 법 중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시험 준비 기간 중 수학 교과서를 3번을 반복해서 풀기!

저는 이해가 안돼서 물었습니다.


동네바보 우문

: 수학은 이해를 하면 되는 과목인데, 왜 반복해서 풀어야 해? 그것도 교과서는 쉬운 문제만 있잖아.

사부 현답

: 수학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시간배분이 핵심이야. 쉬운 문제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면, 어려운 문제에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남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쉬운 문제를 한치의 망설임 없이 풀기 위해서는 수학교과서의 문제를 외우면 장땡이야. 나는 수학교과서를 다섯 번 풀어, 물론 문제집도 반복해서 풀지. 그렇게 하면, 남들보다 못 보기가 어려워.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 pg 129


세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흙수저 은수저, 사는 곳, 이제는 유전자에 따라서 삶이 결정되기에 노력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심지어 노력을 할 수 있는 것도 유전이고, 타고나는 것이라 얘기됩니다.

행운에 속지 마라,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과 같은 책들을 읽어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운과 같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생각 이상으로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기도 하죠.


다만,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게임에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내 앞의 게임이 어떠한 게임이고, 핵심이 무엇인지 간파하고, 전략을 짜면 어느 정도의 돌파구는 마련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비록 그 전략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은 노오력으로 보일 지라도요.


문득 멍거할배도 이러한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통찰을 강조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내일 휴가다 보니 이것저것 갬성어린 생각들이 많아지네요. 빨리 자고, 내일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한 단계 현명해질 수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판단의 Origin에 대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