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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dit Feb 07. 2021

감성과 갬성 차이

너무 달라진 서로의 의미

어느날 친구와 길을 걸으며 편집숍의 제품들을 보다가


"와 여기 갬성이 넘치네"


했는데 친구가 문득


"감성과 갬성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한마디에 한 시간 넘게 길을 걸으며 주변 가게들을 보며 이 둘의 차이에 대해 토론을 한 경험이 있다.


감성과 갬성의 미묘한 간극

그 차이는 무엇일까?


‘갬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넘치는 감성을 재밌게 풀어낸 말이라 생각을 해왔는데 많은 미디어 매체, 일상들에서 너무 많이 소모되다 보니 그 의미가 변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감성(感性)의 사전적 의미는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그렇다면 갬성은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인스타그램에 갬성을 검색하기만 해도 따라붙는 키워드로 갬성카페, 갬성맛집, 갬성뷰, 갬성캠핑 등 다양한 일상들에 갬성이란 두 글자만 두어 요즘 트렌드를 대변하는 듯한 의미를 표현하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러한 키워드를 남발하는 공간에 갔을 때 대체로 그곳이 주는 경험들에 만족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행에 기반하여 자신들도 마치 매우 트렌디하며 다르다, 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소위 말하는 인싸가 될 수 있는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을 대변하는 것이 최근의 ‘갬성’이라고 생각된다. 마치 알맹이는 보잘것 없는데 겉표지만 번지르르한 포장지와 같은 느낌이다.


갬성이란 단어가 등장했을 무렵. 갬성이 매체에 쓰여지는 상황을 봤을 때 갬성은 분명 감성을 지향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스스로 이 감성을 지향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들을 좀 둘러말한 것이 갬성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공간, 제품, 언어 등을 보았을 때, 감성의 본질이 아닌 과정을 표방하고 있다.(그마저도 잘 못하는 곳이 태반이지만)


대표적인 이유로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마케팅에 있어 가장 쉽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에 이쁜 카페, 이쁜 맛집과 같은 공간에서 사진을 찍어 올렸을 때 마케팅 효과가 그 어떤 광고보다 빛을 보는 세상이다. 이렇게까지 홍보와 관련되어서 진행되면 무척이나 다행스러웠을 텐데, 문제는 이 다음이다.


이렇게 홍보하는 곳에서는 정작 그 공간에서 주어야 할 본질적인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


카페에서는 커피를, 음식점에서는 맛을, 제품들에서는 기능을 등등 본질에 충실하지 않고 껍질에만 치중하는 곳이 많아졌고 이 껍데기를 ‘갬성’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성’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정의내리는 것이 건방지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감성은 해당 공간/제품/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의 본질은 충실히 함과 동시에,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인지시켜줌으로 오랫동안 다시 찾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억을 감성이라 생각한다.


또 단순히 시각적인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낀 경험이 나중에 떠올려 보았을 때 잊지 못하게 되어 다시 찾거나 사용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감성적인’이란 언어를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수많은 ‘갬성적인’ 카페에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나중에 그곳이 생각나서 다시 찾은 곳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근처 스타벅스를 간 횟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스타벅스가 감성을 대변하진 않다. 다만 스타벅스가 주는 공간의 편의성, 역할 가치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비단 이 것은 카페에만 국한돼있지 않다.


다행스러운 점은 갬성이라는 단어 하나로 많은 것들을 감춰 현혹하기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이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기가 코로나로 인한 영업 단축기간이었다. 분명 아쉬운 시기에 일어난 서글픈 상황이지만 갬성을 표방한 많은 공간들이 문을 닫은 반면 감성의 가치를 명확하게 쫓은 곳들은 방문자들이 줄었을지언정 계속해서 그 가치를 찾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그럼에도 분명 코로나 19 이후 많은 곳들이 문을 닫은 지금 시기는 몹시 안타깝다)


분명하게 공간/제품/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곳들은 이전 보다 더 많이,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단순하지 않다. 비교해볼 수 있는 수단도 늘었고 선택지의 가짓수 역시 많아졌다. 지금이라도 갬성을 표방한 곳들은 본질을 찾아야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결코 "감성적인"이라는 언어는 쉽게 쓰여지지 않는다.


본질의 고유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언제고 그곳을 떠올렸을 때 기분좋음이 느껴져야 하며 그곳과 관계를 맺는 것에 망설임이 없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의 감성과 갬성. 분명 비슷해보이지만 다르다.


하지만 초기의 모습처럼 목적을 잃지 않는다면 닮아갈 수는 있다. 갬성이 지향하려는 것은 결국 본질적인 가치로 이어져야 "감성"의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렇게 감성의 의미를 가져갈 곳이 점점 늘어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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