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속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
"개인의 탄생"
어린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종종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삶의 성공이라고 가르친다.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공부 잘하던 누구는 어느 대학에 갔고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갖게 되었는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정해진 수순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이어 나갔다. 직장 생활한 지 한참이 지나고 고개를 들어보니 이런 삶이 아니어도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코로나 등으로 달라진 세상을 바라보니 새삼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한때, 우리는 '통제'를 중요시했다. 통제는 존재 가치를 확인하게 해주는 수단 중 하나였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정보에 먼저 접근할 수 있었고, 이는 그 자리에 상응하는 권력이었다. 때문에 조직 내 사람들은 중요한 정보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접근하는 것이라 으레 생각했다. 그러나 IT기술의 발전, 특히 클라우드와 AI의 보편화로 ‘정보 독점’의 의미가 희석되고 있다.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사회적 위치보다는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느냐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정보는 더 이상 한 곳에만 저장되지 않는다. 정보는 절차를 거쳐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 되고 있다. AI 기술은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고위직에 있지 않아도 정보에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또한 새로운 책임을 요구한다.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정보가 동등하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정보의 질은 사회적 위치나 기술적 능력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그 정보에 대해 '깊이'를 가지고 생각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우리는 이제 '통제'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과 분석 능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더 이상 특권이 아니라 '기본권'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정보를 활용하는 개인의 능력과 의지가 점차 중요해진다. 누구든지 '정보의 주인'이 될 수 있기에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해 고민의 주제가 옮겨가야 할 때다.
나아가 한때 중요했던 정보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기업의 독점성도 약화되고 있다. 과거 대규모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 활동과 같은 '개인의 탄생'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방송국과 같은 대기업만이 할 수 있었던 영상 제작 및 공유를 이제는 1인 미디어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큰 영향력을 뽐내고 있다.
유튜버가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라는 사실은 단순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현상에서만 기인하는 바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유튜브의 활성화에는 소위 말하는 ‘세븐테크’라는 기술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높은 연봉이나 자리를 향한 경쟁에서 벗어나, 우리는 이제 시장에서 직접 자신의 가치를 정할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 만이 아니다. substack, converkit 등의 플랫폼은 개인 작가가 직접 구독자에게 뉴스레터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작가는 자신의 글을 직접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과거에는 큰 출판사나 언론사가 독점하던 영역이었다.
또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활성화도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과거에 소프트웨어 개발은 기업이나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추어진 팀 단위에서 주로 담당했다. 하지만 깃허브(git hub) 등을 통해 오픈 소스에 대한 접근이 자유로워지고 개인이나 소규모 팀도 전 세계 사람들과 협력하여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가리키는 바는,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로 인해 이제 개인도 '독점'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회사나 조직의 구속에서 벗어나, 개인이 직접 자신의 가치를 시장에서 증명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유연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비교해 개인이 갖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세탁기는 사람들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켜 주었고, AI를 비롯한 IT기술은 지식 노동의 부담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기술을 활용해 보자. 기술은 우리가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개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