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 중에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꺼내보는, 아끼는 여행지 강릉을 담은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번 주엔 많이 힘들었죠?"
"아세요? 사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닌데 그 당시엔 너무 힘들고, 괴롭고...딱 한 번 사는 인생, 멋지게 살아야 하는데 생각만큼 안 되네요. "
"제가 보기엔 유정 씬 충분히 멋지게 살고 있어요!
우리, 차 한 잔 할래요? 난 아메리카노요."
"저는 카푸치노요."
"그럼 저도 카푸치노요."
_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 중에서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 인성의 대사 "이번 주엔 많이 힘들었죠?" 이 한 마디가 그렇게도 오래도록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이고 그랬구나. 정말 고생했어."
"어쩌니.. 마음이 힘들어서. 누나가 기도 중에 기억할게."
"선배님, 그래서 지금은 어떠세요? 좀 괜찮아지셨어요?"
이렇게도 상대의 상태를 잘 읽어주고 귀 기울여주면서, 정작 제 마음에 건네는 위로와 격려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때로는 나에게도 나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 마음이 어떨지 나보다도 더 훤하게 읽어주는 거울 같은 친구, 굳이 어떤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들어주는 모모 같은 친구,
때때로 걸음이 느리더라도 말없이 기다려 줄 수 있는 그림자 같은 친구, 세상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 편이 되어주고 함께 해 주는 그런 든든한 친구.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구하기보다, 오늘 밤엔 저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부터 해 볼까 해요. 지금 제게 가장 필요한 건 누군가의 위로가 아닌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니까요. 오랜만에 사각사각 손글씨로 저에게 쓰는 편지를 일기장에 써야겠어요.
"괜찮아, 오늘도 정말 잘 했어. 잘 하고 있어. 잘 할 거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단 하나뿐인 내 마음에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