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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에 관객 사인을 받아라

About Sign Card

by 마술하다 야초

마술사들이 카드마술을 선보일 때 자세히 보시면, 많은 마술사들이 카드에 관객의 사인을 받곤 합니다.


이런 사인은 왜 받을까요?

Firefly 20250626155909.png 사진 <관객의 사인을 받는 모습 >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관객이 선택한 카드를 다시 찾아내는 마술을 할 경우 관객의 사인을 받는 것이 무조건 좋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카드에 낙서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걸 넘어설만한 장점들이 있습니다.


하나씩 짚어볼까요?




1.관객이 카드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카드마술을 관객한테 보여줄 때 가장 난감한 상황 중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관객이 뽑은 카드를 기억하지 못할 때입니다.

마술적 방법을 통해서 관객의 카드를 어렵게 찾았는데, 관객이 그 카드인지 아닌지를 기억못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정말 난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런 부분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관객이 선택한 카드에 유성펜 등을 이용해서 사인을 하게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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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관객이 사인을 하면, 그 카드를 관객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해당 카드를 찾아냈을 때, 관객 자신의 이름이 자신의 필체로 적혀있는 걸 보게 됩니다. 그 카드가 3다이아몬드 라는 걸 까먹더라도, 카드를 찾고 나면 아! 하고 다시 기억할 수 있는거죠. 사람의 기억력이라는 건 개개인마다 다르고, 마술을 보여주는 환경과 마술사의 목소리와 전달력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사인' 하나면 금방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2.마술의 효과가 훨씬 좋아진다.


두 가지 상황을 한 번 가정해보죠.


첫 번째, 관객이 고른 카드를 기억하게 하고, 카드덱 중간에 넣습니다. 마술사가 마술신호를 주니 관객의 카드가 카드덱의 제일 위로 올라옵니다.
두 번째, 관객이 고른 카드에 사인을 받고, 카드덱 중간에 넣습니다. 마술사가 마술신호를 주니 관객의 사인카드가 제일 위로 올라옵니다.


둘 다 마술의 현상은 동일합니다.

보통 엘리베이터 카드 효과라고 부르는 마술 현상입니다.

관객이 선택한 카드를 카드덱 사이에 넣고 섞은 뒤 신호를 주면 위로 올라온다고 하는거죠.

첫 번째를 살펴보면, 분명히 관객이 선택한 카드가 위로 올라오더라도, 관객의 반응이 약간 멈칫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카드가 또 있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 아닐까요? 어떤 카드 한 장을 보여주고, 카드덱 중간에 넣었는데, 그 카드가 위로 올라온다? 이건 아예 말이 안되는 현상인거잖아요. 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는 똑같은 카드가 한 장 더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엘리베이터 카드 마술효과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마술 루틴이 있죠?

Firefly 20250626160918.png 엠비셔스 카드(Ambitious Card)

엠비셔스 카드 마술은 엘리베이터 카드 효과가 한 두번이 아닌 여러 번 반복해서 일어나는 마술인데요.

관객의 사인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같은 카드가 위로 올라오는 효과를 보여주게 된다면,

관객은 당연히 자신이 선택한 카드와 같은 카드가 여러 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이 부분도 보완할 수는 있습니다.

마술을 보여주기 전에 전체 카드의 앞면을 보여주면서 같은 카드가 여러 장이 있는 게 아닌 걸 먼저 증명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걸 이렇게 증명을 하고 마술을 보여주더라도 관객의 의식에서는 이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같은 카드를 여러 장 준비해서 나중에 넣은 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겁니다.

카드에 관객의 사인을 더한다는 건 기존 마술에 불가능함 이라는 요소를 하나 더해주는 겁니다.

아 갑자기 생각난 건데,

마술사가 직접 카드에 사인을 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관객의 머리 속에서는 미리 똑같이 사인한 카드를 준비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는거죠. 마술이 그렇습니다. 아무리 신기하게 보여줘도 의외로 고나객이 현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마술사는 관객이 마술 현상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관객 참여를 시키는 거죠.

여기서는 그런 관객 참여가 관객의 사인이 되는 겁니다.

관객 참여가 일어났기 때문에, 불가능한 마술 현상에 같이 동조를 했고, 그걸 관객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는 부분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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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카드마술 뿐만 아니라 다른 마술 분야에서도, 이런저런 설정과 준비를 통해서 하나의 마술을 보여줬을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합니다.


저글링을 예로 들어볼까요? 그냥 저글링을 하는 것만 해도 어렵고 신기한데, 점점 난이도를 올려버립니다.

어떻게 저걸 하지? 하는 생각이 들때까지 난이도를 올립니다.

마술이든 저글링이든 그 밖의 다른 예술 분야도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것봐 마술 신기하지? 신기하지?



라고 강요하는 게 아닌, 관객이 스스로 신기함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겁니다.

카드에 사인을 받는다는 건 그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3.관객을 위한 선물

관객이 선택한 카드에 사인을 받아야 하는 마지막 이유입니다.


사인받은 카드를 이용해서 카드마술을 관객한테 선보였습니다.

마술이 끝난 뒤, 이 사인 카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대로 나머지 카드덱 사이에 넣고, 정리를 해서 다음에 다른 마술을 할 때 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인카드를 그대로 덱에 놔두고 다른 관객한테 마술을 하게 되면, 그 사인카드로 인해서 새로운 관객의 마술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사실 마술사에게는 이 사인카드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는 '낙서된 카드' 입니다.


하지만 관객한테는 다릅니다.

관개한테 이 카드는 의미가 있는 카드입니다.

만약 관객이 한 명이 아닌 2명. 친구나 연인, 가족이나 부부라고 한다면 2명에게 모두 이름을 적게 하는 겁니다. 이름 밑에는 그 날의 날짜까지 적어주면 완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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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인한 카드로 마술을 하고 마술이 끝난 뒤에 그걸 기념품으로 관객한테 선물하면 됩니다.


단순히 카드마술로 관객을 속였다고 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사인이 들어간 카드를 이용해서 신기한 현상을 펼치고, 그걸 기념으로 관객이 직접 가져가는 거죠.



지금까지는 카드에 관객 사인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실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추가로 설명드릴게요.



어떤 펜을 써야 할까?

카드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펜을 사용해야 할까요?

아무 펜이나 쓰면 될까요?


1.연필과 볼펜

마술을 할 때 사용하는 플레잉 카드는 표면이 매끄럽게 코팅 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연필이나 샤프, 볼펜 등으로는 뭔가를 적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적더라도 글씨가 너무 얇아서 시인성이 떨어집니다.


2.보드마카

보드마카는 유성이 아닌 수성 잉크를 사용합니다.

수성잉크는 잘 마르지도 않고, 쉽게 지워집니다.


3.유성펜

아래 사진에 있는 유성펜을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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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의 두께가 차이가 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네임펜의 경우에는 보통 많이 보는 볼펜보다 약간 두꺼운 제품은 글씨 크기가 얇습니다.

글씨가 잘 보이려면 두꺼운 펜이 좋지만, 이런 건 또 휴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준비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네임펜이나, 샤피펜을 추천드립니다.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두께감도 적당해서 나쁘지 않더군요.

*참고로 샤피펜은 미국이나 유럽의 마술사들이 애용하는 펜입니다.

저도 호기심에 구입해서 써봤는데, 네임펜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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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펜 크기 비교




마무리를 해보겠습니다.

카드에 사인을 받는 걸 아까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분명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카드이고, 52장이라는 카드 장수에서 한 장씩 한 장씩 카드가 줄어드는게 아까울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술 중에서는 52장 전체가 있어야 할 수 있는 풀덱 카드마술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카드 숫자 여야 가능한 마술도 있죠.


이처럼 카드에 사인을 받는다는 건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저는 더 크다고 생각해요.

마술은 마술사가 하지만, 진정한 마술의 효과가 완성되는 위치는 관객의 마음 속입니다.


마술의 중심을 관객한테 둬야 하고, 그럴거라면 카드에 사인을 받는 게 절대 아깝지 않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가볍게 카드에 사인을 받는 이유에 대한 글을 쓰고자 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샤피펜에 대해서 살짝 검색을 해봤는데, 샤피펜을 단순하게 사인할 때만 쓰는 게 아니라, 샤피펜을 이용한 마술도 있고, 샤피펜을 마술도구로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하는 듯 합니다.

다음엔 아예 샤피펜만 주제로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네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시면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상 마술하다 야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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