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내 옷인 것처럼, 어떤 색을 가져다 줘도
태연의 'WEEKEND'가 싱그럽게 찾아왔다.
주말 출근길, 어김없이 양쪽 귀에 이어폰을 얹고는 스트리밍 재생을 눌렀다. 날씨도 너무 좋아서, 이 출근길의 산뜻...함을 이 노래가 배로 커지게 해주는 듯 했다. 'I can do whatever I want'라는 가사와는 다르게 I can't do whatever I want인 상황이었지만, 뭐 그래도 '발길 닿는 대로' 회사로 떠나는 길이었다.
매번 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가져와서 찰떡같이 내 것처럼, 너무나도 어울리게 소화해낸다. 그 속에 "태연"이라는 색은 잃지 않는다. 그녀의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모여 '태연'을 나타낸다. 태연이 보여줄 음악적 boundry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마치 전과목 1등인 모범생느낌. 얼마나, 어디까지 잘하실꺼죠..?
태연의 노래는 마치 '퍼즐조각'같다. 퍼즐조각은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 이런 모양이 들어간다고? 싶다가도 제 자리에 딱 맞는 모양으로 존재한다. 그 퍼즐조각들이 모이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그 그림이 바로 태연이 아닐까.
1. WEEKEND - 태연
Korean Lyrics by 황유빈
Composed by RoseInPeace / Saimon / Willemijn van der Neut / Marcia “MISHA” Sondeijker
Arranged by Saimon / RoseInPeace
노래 분위기부터 가사까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있나 싶을 정도이다. 주말을 가장 싱그럽게 표현한 노래다. 누구나 나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지는 주말, 늦잠이 허용되고 뭘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 나만의 소중한 충전 시간이다. 그 내용이 고스란히 가사에 담겨있다.
아무 생각없이 산책하러 밖으로 나가서 따사로운 햇살도 즐기고, 정해지지 않은 목적지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들리는 바깥 소음에도 아무 생각없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주방으로 가 밀가루, 계란, 우유, 버터 등 재료들을 넣고 베이킹을 하기도 했다. 물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또는 TV 앞 소파와 한몸이 되어 하루를 통째로 보내기도 한다.
내가 뭘 해도 상관없는 주말, 'WEEKEND'는 더 느긋하고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
벤치에 잠깐 앉아 봐 느려지는 걸음 그림자의 속도를 따라
함께 걷는 태양과 발을 맞추고 뒤이을 달빛을 따라 돌아오고 싶은 걸
떠나볼래 When the weekend comes I can do whatever I want
바람 따라 흩어진 cloud 더 자유롭게 we can go
2. STRESS - 태연
Korean Lyrics by Mafly
Composed by Hyuk Shin / Tiffany Evans / MRey / DK
Arranged by Hyuk Shin / MRey
알 사람들은 다 안다. 담배 퍼포먼스로도 유명한 이 노래. 후렴구에 "You got me smoking cigarettes!" 할 때 나오는 태연의 제스쳐는 나도 모르게 숨을 턱하고 막게 된다. 나도 함께 Stress를 느낀다. 쉴틈 없이 쏟아지는 고음파트는 듣는 사람까지 숨을 가쁘게 만드는데, 갑갑한 속을 시원하게 열어주기도 한다.
'I', 'UR'가 타이틀곡인 앨범에 수록된 수록곡. 두 타이틀곡이 태연을 감수성 넘치는 발라드 퀸으로 만들어 줬다면 'Stress'는 세련된 팝 여신으로 만들어줄게 분명하다. 수록곡이지만 디지털싱글 타이틀곡으로 나왔어도 대중을 사로잡았을 법하다. 태연 수록곡 중에 딱 한 곡만 추천해야 한다면, 난 주저없이 이 곡을 고를거니까.
You got me smoking cigarettes I'm in Stress baby
숨이 꽉 막혀 오잖아 가슴이 두근대 근데 널 떠올릴수록 baby 잠든 내 맘 깨워줘
네가 떠오르는 이 밤에 세상이 깜깜해 질 때 떨리는 이 맘 전할래 Oh
네 곁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3. Galaxy - 태연
Korean Lyrics by Zaya (153/Joombas)
Composed by Mariella "Bambi" Garcia Balandina / Mimmi Gyltman / MooF (153/Joombas)
Arranged by MooF (153/Joombas)
어쿠스틱한 인디음악을 좋아한다면, 거부할 수 없는 노래다.내가 몸담았던 어쿠스틱 기타 밴드 동아리 시절 이 노래를 접했다면, 무조건 공연했을 노래. 처음 귀를 사로잡는 기타 선율에 시작부터 완벽했다. '첫 10초에 매료될 것', '후렴까지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어느순간 완곡해있을 것', '가사가 좋을 것' 모든 것을 만족시켰다.
'너'라는 존재를 만나 칠흙같이 어두웠던 세상이 밝게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한 우주가 되었다는 이야기, 우주에 빗대어 표현한 게 예뻤다. 난 이제 너로 인해 편히 잠들 수 있다고, 너로 인해 내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이다. 잔잔하면서도 달콤한 선율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도 해서, 자기 전에 들으면 기분좋게 잠들 수 있지 않을까.
내게 닿은 발소리 익숙한 그 온기로 날 깨워 깨워 깨워
같은 자리에 매일 같이 기다리던내 세상에
너의 따뜻한 목소리로 이젠 좋은 꿈을 꾸라고
I don't wanna fall asleep withou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