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3년 동안 만남과 각자의 집으로 헤어지기를 반복하다 더는 헤어지는 것이 싫어 같이 살기로 했다.
2016년도 10월 살림을 합치고 점점 형편이 나아져 조금씩 저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같이 살면서 더 자주 세계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나누었던 세계여행의 계획은 배낭을 메고 세상 곳곳을 탐험하는 여행이었다.
언젠간 꼭 여행을 떠나자는 의미로 백팩킹 브랜드로 유명한 곳에서 60L 배낭도 하나 샀다.(비싸서 일단 하나만 사고 떠나기 전에 마저 하나를 더 사려고 했다.)
배낭여행에서 상상도 못 해본 캠핑카 여행으로 바뀐 건 필연이었다.
유튜브에 세계여행을 검색하던 중 알고리즘에 우연히 걸린 ‘캠핑카조아’ 채널을 알게 된 건 2018년도쯤 이였다.
연식이 오래된 봉고 3 코치 승합차를 사서 직접 내부를 캠핑카로 개조해 시베리아횡단여행을 떠난 루시와 마크의 여행 영상은 캠핑카 여행은 부자들만 향유할 수 있는 고급취미라고만 생각했던 것을 ‘나도! 캠핑카를 만들어 여행을 다닐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해 주었다.
“우리 세계여행 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대충 5000만 원 정도 예산을 잡아야 할 것 같더라고.”
“그럼 2000만 원으로 캠핑카를 만들어 볼게, 그리고 3000만 원으로 유라시아 횡단을 하면 되지 않을까?”
짝꿍은 당연히 처음엔 어떻게 캠핑카를 직접 만들 수 있냐며 단칼에 거절했고, 나는 그 뒤로 1년을 구체적인 시안을 만들어 제시하며 설득했다.
캠핑카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부터 내 머릿속은 온통 캠핑카 자작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다.
검색엔진에 ‘캠핑카자작’. ‘캠핑카 만들기’,’campingcardiy’…. 등등 많은 검색을 통해 직접 캠핑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작하는 영상을 찾아 공부하며 우리만의 캠핑카를 만드는 상상을 했다.
1년 넘게 캠핑카 자작에 대한 내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짝꿍은 설득당해 주었고 우린 함께 캠핑카를 만들었다.
우리는 우선 어떤 캠핑카를 만들지에 대해 많은 대화 하며 각자가 상상하는 캠핑카를 하나의 모양으로 만들어 갔다.
1톤 트럭의 적재함을 들어내고, 캠핑카 생활공간인 캐빈을 직접 만들어 적재함 자리에 얹힌다.
일어서서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이
자는 공간과 생활공간의 분리
샤워할 수 있는 공간필요.
2020년 초 구상하던 캠핑카를 그려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지금의 레디와 싱크로율이 100%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