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름바름 Aug 07. 2018

독박 육아꾼 경제 독립군 되기

#4 괜찮아 난 잘살아


이별 후 헤어진 연인에게 하고 싶은 말

괜찮아 난 잘살아


내 경우엔 달콤 쌉싸름한 연애 얘기가 아니다.

독박 육아를 벗어나 경제 독립군이 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 소모, 말하자면 아등바등해야 하는 데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대학 때 경험 때문이다.

대학 졸업 무렵 말 많고 탈 많은

IMF 구제금융이 온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던 시절

졸업 전 대부분 시간을 문학 동아리 활동, 집회와 시위로 보내고

마땅히 취업 준비를 해본 적 없는 나와

대기업 공채를 목표로 고학점과 높은 토익 점수

각종 자격증을 갖춘 친구나,

졸업 후 갈 곳 없기는 마찬가지인데

나에게 뭘 믿고 그리 노냐며 걱정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열공 끝 도서관 사서가 되고

교사가 되고, 공무원이 되고, 변호사가 되고 약사가 됐다.

나도 뭐든 되고 싶었다.

지방 방송국 구성 작가,

직업의 안정성은 최악이고 경제성은 터무니없다는 사실을

순식간에 눈치챘으나 ‘작가’라 불리는 달콤함을

못 벗어 방송 판에 오래 머물렀다.

결혼 전까지 8년여 그리고 첫째 낳고 한 일 년

둘째 낳고 한 일 년.



괜찮아 난 잘살아


라고 외치고 싶을 때는

애국애족하느라 내 공부 돌볼 틈 없었다 변명하고 싶을 때,

96년 이른바 연세대 사태 때 전경에게 붙잡혀 곤봉 세례받고

닭장차에 잡혔던 무서움이 살아날 때,

잘난 친구들이 노력 끝에 진정 잘 나갈 때,

그럴 때

괜찮아 난 잘살아

라고 외쳐야 하기에

뭐든 잡히는 대로 아등바등한다.

독박 육아꾼이 경제 독립군이 되는 메커니즘은

결국,

자기 합리화와 질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