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담아 드리는 감사인사
글쓰기는 내면의 치유가 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오래도록 지속되어 그러한지, 글을 쓴다고 해서 상처가 쉽게 아물거나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의 가장 솔직한 내면을 드러내는 일은 낯부끄럽고 두려웠습니다.
타인 앞에서 발표할 때는 긴장하여 목소리가 떨리거나, 적절한 어휘 선택이 막혀 표정이 어색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커서가 지나가는 이 공간에서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제가 제 모습에 솔직해지며 스스로 당당해지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씁니다.
이번 브런치 북은 매거진으로 발행했던 글들보다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글이 혹여 고발성 짙은 내용으로 흐르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어디까지 솔직하게 드러내고 어디서 멈춰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권의 브런치 북을 완성해야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저 자신과, 제가 사랑하는 아이에게 지속적이고 건강한 양육(육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궁극적으로 저희 가정을 온전히 지키는 길이라 믿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사회 불확실성이 커지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부모의 불안감이 더해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온갖 공부법, 키우는 법, 재우는 법 등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의 수많은 지침서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사회의 발달에 따른 시대적 부모의 불안은 늘 있어 왔습니다. 이 글을 쓰며 제가 가장 중요하게 깨달은 사실은, 그 모든 불안과 지침의 중심에 가정 내에서의 기본이 되는 정서적 안정과 동반 성장이 가장 탄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시 교사들을 상대로 한 인성 교육 관련 설문 결과를 보았습니다.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할 인성 교육의 출발지는 '가정'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변화의 시작은 주양육자의 정서적 안정과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성찰에 있습니다. 이것이 따뜻한 사회정서를 함양해야 한다는 저의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저만의 색깔로 공감 육아 에세이 ‘부모의 걸음이 아이의 호흡이 된다’를 연재하며, 이 땅의 누군가에게는 '아이의 성적보다 정서 함량에 초점을 맞추는 육아인의 삶도 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 유년기의 잘못된 사랑(정서)의 그림자 속에 원망이 커졌던 시간을 녹여내, 새롭고 안정된 사랑(정서)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브런치 북을 '멤버십, 오늘만 무료'로 연재하면서 메인에 소개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긴 여정 속에서 제 이야기를 찾아와 주시고, 응원의 마음을 담아 남겨주신 하트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브런치에서 함께 해온 한 해, 감사했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글로 성찰하며 배우는 작가로서 브런치에 계속 머물겠습니다. 새해에는 작가님들의 건필을 기원하는 독자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부디 남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표지이미지 : Image by Ylanite Koppens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