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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헤드셋과 무선 이어폰

by 김동현


얼마 전 태무에서 3천 원짜리 줄 헤드셋을 샀다. 이어폰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태무의 알리고리즘 지옥에서 빠져서 다른 걸 사는 김에 싸서 사본 것이다. 받아보니 음질도 나름 준수했다. 그리고 요 며칠째 나갈 때면 그 헤드셋만 들고 나간다. 솔직히 하게 훨씬 더 손이 간다. 왜 그런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무선 이어폰은 5핀이고 휴대폰은 갤럭시라 C타입이다. 충전기는 보통 두 개 쓰는데, 당연히 배터리가 남아있겠지 하면서 무선 이어폰을 들고 나갔다가 배터리 부족으로 이동 내내 버스 창밖을 바라본 적이 많았다.


그리고 그게 시간이 지날수록, 또는 짐이 많아질수록 충전해야 할 것이 늘었다. 휴대폰, 무선 이어폰, 노트북, 플래시 건전지, 카메라 배터리, 필름을 스캔 작업을 하는 날이면 무선 에어건까지 충전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액션캠까지 충전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선이 있을 때는 고정되었던 것들이 휴대성을 가지면서 충전을 해야 한다. 이는 편의성을 위해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느 순간 그 편의성에 구속받는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이런 부분에 나태한 걸 수도 있다. 진짜 편해진 만큼 그에 따른 불편함도 오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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