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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Mar 04. 2024

240304_다시 다짐한다. 매일 글 한편씩 쓰겠다고.

잊어버린 감각은 다시 반복함으로써 찾는 수밖에 없다.

매일 글 한 편씩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2월 초순의 일인데, 세어보니 2월 21일 이후 글을 쓰지 않았다. 핑계를 대자면 아팠다. 유독 생리통이 심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하기 싫었다. 겨우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상을 이어갔다. 종종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은 했다. 컨디션이 조금만 회복되면 써야지 했는데 생리가 끝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글을 쓰지 않았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글을 생각했다. 써야 하는데, 글쓰기 습관을 이어가고 싶은데, 내일부터는 꼭 해야지, 오늘만 친구랑 놀고 내일부터 써야지, 주말만 지나면 다시 시작해야지. 돌이켜 보니 2주 가까이 이 생각을 되풀이하며 살았다. 그리고 3월이 되었다. 


3월의 첫 출근을 앞두고, 눈 뜨기가 쉽지 않았다. 어제부터 몸이 좋지 않아 요양하듯 집에 있었지만,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침대에서 눈을 감은 채 회사를 하루 쉴까, 고민했다. 그러자 오늘 해야 할 주간보고부터 챙겨야 할 업무들이 생각났다. 또 어젯밤 남편과 오늘은 일찍 출근하자고 약속했던 것이 생각나 눈이 번쩍 떠졌다. 몸이 안 좋긴 하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네, 하며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했다. 강남에 남편을 내려주고, 올림픽 대로를 타고 회사에 갔다. 


사무실에 들어오니 8시 반. 조용하다. 오늘부터 출근 시각이 바뀌었다. 원래는 7시부터 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면 되었는데, 오늘부터 7시 출근이 없어졌다. 8시부터 10시까지 출근하면 된다. 바뀐 출근 시각 때문인지 연휴 다음 월요일이라 그런지 다들 출근이 늦다. 다들 나처럼 오늘 하루 회사를 쉴까 고민하다 출근하나보다. 


늘 그래왔듯이 책상 정리를 하고 노트북을 켰다. 물통을 씻고 한가득을 물을 담아왔다. 물 한 잔을 따라 영양제를 먹고, 업무 다이어리를 펼쳐 오늘 할 일을 정리했다. 아침마다 하는 일이지만 주말에서 하루 더 쉬었다고 괜히 낯설고 힘겹다. 


언제나 하던 것도 며칠 쉬어 버리면 낯설다. 습관이 들지 않은 글쓰기는 오죽하겠는가. 사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쓸 뿐이다. 잊어버린 감각은 다시 반복함으로써 찾는 수밖에 없다. 출근도 반복하다 보면 회사인의 감각을 곧 찾듯이 글쓰기도 마찬가지겠지. 


다시 다짐한다. 매일 글 한 편씩 쓰겠다고. 이번 달은 특히 생리를 핑계로 건너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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