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도 하나요?
저번 글에서는 초등교사로서 대부분 알고 있는 업무였다면, 이번 시간에는 잘 모르는 업무 그리고 잡무 등을 소개하려고 한다.
알고 보면, 아니 우리 선생님이 이런 일까지 했단 말이야? 하고 놀랄 수도..!
일단,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주기 위해서는 품의를 올린다. 품의를 올리는 항목에는 정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품부터 수업시간에 필요한 학습 준비물, 동아리 물품, 체험학습을 간다면 '보험비'까지 품의를 올려야 한다. 강사수업을 하려면 강사비까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은근히 귀찮다..
두 번째는 여러 가지 조사하기, 유인물 걷기이다.
수업시간에 오는 아주 여러 가지 메시지가 있다. 예를 들면, 등굣길에 자전거 타고 오는 학생 조사해 주세요. 탈북학생, 다문화학생에게 ~조사해 주세요. 통학거리가 먼 학생 조사해 주세요 등등등. 굉장히 많은 메신저로 무엇인가를 조사해 달라고 하고 조사결과를 제출해 달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은 아이들이 다 모여있을 때밖에 없으니 수업 도중에 혹은 시간이 남을 때 재빠르게 해야 한다.
또 아마 잘 알 것이라고 예상되는 유인물 걷기이다. 필요한 동의서등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열심히 걷어야 한다. 은근히 힘든 건 집에서 관리가 잘 안 되는 아이들은 일주일이 지나도 가져오질 않는다....
여러 가지 설문조사도 있다. 만족도 설문조사, 학교폭력 설문조사, 방과 후 설문조사 등등의 필수 설문조사도 교사의 몫이다.
그다음으로는 시간표 짜기다. 중고등은 시간표가 다 짜서 나온다고 알고 있지만, 초등은 아니다. 일단 기본 시간표를 짠 다음에,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나 교육이 있는 날을 표시해 자율시간으로 넣어 연간시간표를 완성한다.
완성한다고 끝은 아니다. 기본시간표로만 1년 내내 운영하면 시수가 맞지 않으므로 1년간 짜인 시수에 맞게 시간표를 조정해야 하며, 시간표가 바뀌는 날은 다시 담임교사가 알아서 바꿔야 한다.
교과서 나르기. 이거까지 아는 사람 있었을까? 교과서 나르기도 교사가 직접 한다.
교과서가 학년별로 배송되어 오면, 교사가 카트로 연구실 앞까지 나른다. 그 뒤에는 각 학생수에 맞게 10개 넘는 종류의 교과서를 세고 들어서 반에 둔다. 교과서를 옮기고 나면 이틀은 허리가 아프다
그다음은 청소. 요즘엔 학생들에게 청소를 잘 시키지 않는다. (민원의 소지..) 보통은 자기 자리만 쓸게 시키고 쓰레기 버리기나 분리수거 등은 거의 교사가 한다. (고학년에서는 학생을 시키는 사람도 있지만 저학년에선 무조건 교사가)
또, 큰 학교의 큰 행사인 졸업식, 입학식, 학부모 총회 등 행사에서는 강당을 교사들이 직접 청소하고 직접 의자를 세팅한다.
또 한 가지는 학생들의 시력검사이다. 담임교사가 키와 체중을 재서 나이스에 입력하고 팝스 측정결과도 입력하고 시력검사도 교사가 한다. 물론 시력검사 하는 법에 대해 배운 적은 없다. 종이에 적힌 방법만 간단히 보고 수업시간을 빼서 시력을 측정시켜야 한다.
또 여러 가지 잡무가 많은데, 학생들의 출결관리도 나름 쉽진 않다. 학생이 중간에 아프다고 조퇴한다고 하거나 지각하면 수업하다 말고 학부모님께 전화드려야 하며 필요한 서류를 챙기는 것도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학교에서 다치면 안전공제회에 서류를 내줘야 하고,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그동안 학생에 대한 상담 자료와 증거들을 모두 모으고 여러 가지 서류등을 또 작성해서 내야 한다.
체험학습을 가게 되면 버스 안전사항을 점검하며 버스기사의 음주측정까지 교사가 해야 하고, 아파서 토하거나 화장실 뒤처리를 못하는 학생도 도와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모든 초등 담임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것들에 대해 소개했다. 사실은 세고 보면 더욱 많고 더 자잘하고 사람들이 모르는 일들은 너무 당연하고 사소하게 넘어가는 것들이라 잊어버린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공통 업무 말고 각자 맡은 업무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