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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May 23. 2022

500년 전 너와 나 만났을 때

산문 13 우리의 대화가 기억나니?




난 그 어떤 확신도 없고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

그냥

나 혼자

스스로

생각하는 것 뿐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영생이 있고

부처님의 나라는 윤회가 있는데

살면서 극도의 신비로운 경험을 한 적이 없는 나는

기독교, 천주교, 교회와 멀어지고

점점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는 불교가

인문학과 맞닿아있음으로 관심이 가져지는 바

뭐 어쩌겠어

당장은 믿고 싶어도 안 믿기고

내가 살아야겠는데

점점

확신하게 되는 이 감정은

학창시절 배웠던

곰과 호랑이가 마늘먹고


쑥 먹고


그때에도 우리는 살았던 게 아닐까?

딱 이만큼

이만한 사람들이

이 생이 끝나는줄 알고

최선을 다해 살지 않았을까? 하는...


내가 겁쟁이라 이런 생각이 들었을지 모르지만

난 하루가 갈수록

이 생각이 확신으로 이어져


너랑 나랑은

500년 전에 만났을 거야.

그땐 스쳐가는 인연이

백 년, 백 년 지나며

진해져서

부부가 될 수도 있고

X 보이 프랜이 될 수도 있었던 거야.


모르겠어

내가 염세적인가?

이대로 내 생이 끝나는 게 싫어서

으아으아

하는 걸까?

너는 어떻게 생각해?

우리 500년 전 이 대화 나눴던 거 기억안나?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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