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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림 Mar 14. 2019

스마트한 여성 비즈니스맨의 등장

홈쇼핑 쇼핑호스트의 워라밸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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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언제나 쓰고 싶었다. 쇼핑호스트로 15년을 근무하면서 회사에서 근속상이라는 것도 받아보고, 아이학교라는 나름의 교육기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마치 노년의 학자라도 된 냥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집약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물론 이 시기에도 회사에서는 나름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언제 회사를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페이스북의 여성CEO 셰릴 새드버그가 지적했던 것처럼 여성들은 정작 정말 그만두어야 하기 전부터 그만두어야 하는 사유들 예를 들면 결혼이나 임신 출산 등과 같은 일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미리 고민한다 했듯이 나 또한 그럼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 사이 시대와 사회 또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개인의 격변과 상관없이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하고 2030 세대들 사이에서는 스타트업 이라는 새싹 기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와 같이 어려워만 보이던 단어들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하게 들어오면서 남녀를 막론하고 좀 더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나는 판교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이런 환경의 변화를 목도할 수 있었다. 판교는 이 당시 창조경영센터를 중심으로 정책적으로 많은 IT 기업들이 모여 있었고 스타트업의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고 있었다.


네이버에서는 여성 CEO가 나서기도 했으며 페이스북의 여성임원의 강연이 화제가 되는 등 여성들의 움직임과 발언도 영향력을 더해갔다. 내가 방송을 하는 유명 상품들의 대표나 핵심 개발자가 여성인 경우도 많았다.

IT 시장만큼이나 변화가 빠른 시장이 방송이고 그 중에서도 대놓고 상업적인 홈쇼핑 비즈니스는 이런 변화를 유독 빠르게 보여준다. 이름만 대면 알 4050대 여성 기업인이나 셀럽, 전문가들과 방송을 하면서 나 또한 여성으로서 변화를 몸소 느꼈고 여성 직장인의 어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여성 직장인의 장점이 좀 더 재밌는 방식으로 부각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한 여성 비즈니스맨의 등장



과거처럼 목숨 같은 조직에서 (한번 조직은 영원한 조직이다! 라며) 승진하는 것이 유일한 성공이고 상사의 평가만이 내가 일한 모든 것의 잣대가 아니라, 독립적인 한 명의 비즈니스맨으로서 존재하는 여성이 각광받고 있었다. 여기서 ‘독립적인’ ‘비즈니스맨’ 이라는 표현은 무조건 조직에서 나와 창업하는 사업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사 내에서도 그런 마인드로 일하며 (스펙보다 더 넓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사람까지 포함한다.

즉, 일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을 이룬 사람까지 포괄하며 이들은 언젠가는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내 주변의 남자들은 이 회사를 다닐까 저 회사로 옮길까 는 고민해도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다녀야 하나를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창업을 할까가 아니라 일을 할까 백수를 할까 의 문제)

하지만 내 또래의 여성들은 많은 경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아이를 키워야 하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엄청난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레이스를 뛰면서 이 레이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과 레이스를 뛸 것인가 여기서 멈출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건 물론 단편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개인 개인은 닮은 듯 다른 엄청난 이유들 속에서 자신의 인생 속 지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더 이상 회사에서 승진하기 힘들 거 같아서,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에게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거 같아서, 회식도 참여하기 힘들고 회사에서 예전처럼 업무참여도 힘들고 보람도 없고, 집은 엉망이고 둘째도 낳아야 할 거 같아서......’

그런데 생각을 바꿔보자. 조직 내 직장인의 관점으로는 이 선택지를 벗어난다는 게 어렵지만 나를 독립적 비즈니스맨으로 멘탈 체인지를 한다면 나는 이 선택지 외에 아예 다른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심지어는 나의 환경이나 내 조건들이 관점의 장점으로 승화되기까지 한다.

나 또한 이제는 ‘언제 일을 그만 두어야 하나’가 아니라 ‘지금의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다음 스텝업은 어떤 것일까? 그것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가?’ 에 대해 생각한다. 스마트한 여성 비즈니스맨으로의 완전한 변신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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