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5년동안 홈쇼핑에서 일하면서 대한민국 홈쇼핑 비즈니스 현장에서 한국의 조이 망가노를 수없이 보았다.
실제 주부의 입장에서 만든 아이디어 상품의 대표주자인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나 기존의 기술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 아이들이 더욱 다양하게 즐기게 만든 간식계의 발명품, 구슬 아이스크림의 계난경 동학식품 사장, 남성 기능성 팬티를 만든 오수정 대표, 헬로키티 화장지를 유통시켜 홈쇼핑 대박을 낸 주민정 대표, 소형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에어비타의 이길순 대표를 비롯한 식품계의 수많은 조이 망가노들.
특히 몇 대째 이어 내려오는 김치의 비법을 통해 홈쇼핑 유통에 도전하는 명인이나 예전이라면 며느리의 자리에만 안주했을 된장 명인이 만든 간편 메주 키트, 천연조미료를 한 알의 타블렛 형태로 상품화하는데 성공한 평범한 주부, 감귤처럼 익숙한 지역 특산물을 동결건조시켜 간식으로 만든 여성 등 소비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방송의 뒤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여성 비즈니스맨들의 크고 작은 도전 정신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성공한 여성이 겪는 시기와 질투, 깍아내림과 실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알고 있다.
직접 개발을 하는 여성 창업자, 유통에 도전하는 여성 대표, 마케팅과 세일에 집중하는 여성 비즈니스맨들. 이들은 현장에서 때로는 가족에게, 주변의 환경과 대중의 시선 속에 고군분투하며 살아남았다.
열악한 현실 속에서 그녀를 성공으로 이끈 것은 일상 속에서 얻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일 것이다.
조이들이 바꾸는 세상
단지 지금만이 아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세계만의 일도 아니다. 하다못해 퀴리부인이라고 부르는 ‘마리 퀴리’만 하더라도 우리는 노벨상을 두 차례나 받은 대표적인 여성 과학자로 알고 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파리과학아카데미에서 회원 가입을 받아주지 않았다.
또한 원자폭탄의 중요한 발견을 한 여성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도 몇 차례나 수상자 후보로는 올랐지만 번번히 노벨화학상에서 탈락했다.
과학이나 비즈니스의 공통점은 나는 통념적으로 남성이 주로 활약했던 분야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많이 변했지만 역사 속에서 몇몇 분야들은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또는 같은 여성들에게 마저도 리더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쉽게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버텨내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재밌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의 성공을 이룬 여성들은 더 이상 미움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동경의 대상이 된다.
해냈다는 것 버텨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멘토링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후배 여성들을 만나게 되고 이끌게 된다.
여성들은 이제 패션리더의 앞서가는 패션을 바라보듯, 살림의 여왕을 만나 알고 싶었던 주방용품의 활용법을 익히듯 세상의 여기저기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동경의 대상으로 느끼고 그들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한다.
인터뷰나 개인 SNS, 강연이나 싸인회, 심지어는 연예인이 아니어도 팬덤을 형성하여 팬카페를 만들고 성공한 여성들과 만나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물어본다.
한국장학재단과의 인터뷰
올해부터 좋은 기회로 ‘한국 장학재단’의 차세대 리더십 이라는 멘토링을 하게 됐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홈쇼핑 유통이나 쇼핑호스트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들을 만나서 교육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이제 많은 청년들이 가고자 하는 분야의 자리를 잡은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어떤 점을 알고 싶어 하는가에 대해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브런치를 통해 이런 부분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