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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쌤 카이지 May 01. 2023

"공감을 배울 수 있을까요?"… 상대와 눈부터 맞추세요

말 많이 하는 당신이 '불통'인 이유 Vol. 11

'공감'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의견, 주장에 대해 자신도 그렇게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감정을 서로 나누는 것이죠. 공감이란 말의 어원을 찾아봤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티치너가 1909년 처음 쓴 것으로 나옵니다. 의외로 역사가 오래된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감정이입'의 개념이었습니다. 사물이나 동물, 식물 혹은 자연에 자신의 감정을 넣어 추측해 보는 거죠. '일몰이 장엄하다'는 식입니다. 예술 작품 속에 자신을 투영해 더 적극적으로 감상, 다양한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공감은 처음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이입'으로 다뤄졌다고 합니다. 대상을 사람으로 바꾼 정도였는데, 이후 더 적극적인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이해하고,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행위로 발전합니다.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나를 내려놓고 직접 상대의 마음으로 들어가 보는 겁니다.


"공감 없는 세상은 타인에게 무감각한 세상이다.
만약 우리가 타인에게 무감각하다면, 우리 자신에게도 무감각한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나누는 것은 이기적인 무시와 냉혹함의 협곡 너머에 있는
더 크고 광활한 지혜와 연민의 풍경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조안 할리팩스-



#'공감', 배울 수 있습니까?


"이번 편에 왜 이렇게 힘이 빠졌어요?

재미는 좀 떨어졌지만 의리로 정주행 갑니다! 화이팅!"


학계에선 공감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어원까지 짚어보고 나니… 말이 쉽지 새삼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구독자 수십만 명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채널엔 저런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재미는 좀 떨어져도 의리로 봐주다니! 저 글을 쓴 사람이 '채널 주인'과 얼마나 공감을 나누고 있는지는 말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대화, 그리고 소통을 통해 상대에게 내 감정을 거리낌 없이 이입하고 나면 마치 그 사람과 동고동락을 함께한 것 같은 '전우애(?)'가 쌓입니다. 그 사람의 경험이 나의 경험이고 그 사람이 느낀 걸 나도 똑같이 느낍니다. 그 사람이 잘 되길 바라고 기꺼이 도와주게 되는 거죠.


공감과 소통의 힘이 삶의 전반에 그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공감을 잘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질문은 정답이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답 자체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상대방에 깊숙하게 들어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 공감의 뜻 자체가 답입니다. 그래도 선뜻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오시나요?


#상대의 눈부터 보세요


"자기, 울어?"


아내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TV를 봅니다. 여느 때처럼 저와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말수가 적어집니다. 침묵은 5분여 동안 이어집니다. 전 분위기를 직감하죠. '아내가 TV 프로그램 속 주인공들과 공감을 하고 있구나'


공감의 기본은 '집중'입니다. 세상 어떤 사람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공감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공감을 한다면서 상대의 눈조차 맞추지 않는다면 진정성이 없겠죠. 그 사람의 공감은 믿을 수 없을 겁니다.


'나는 당신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는 말 백마디보다 상대의 눈을 보는 행동이 더 확실하게 다가옵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싶겠죠.


눈을 맞추는 걸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정서가 그렇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눈 아래 '인중'을 보세요. 방송기자들은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 하는 사람의 인중을 보도록 교육을 받습니다. 가뜩이나 카메라 앞에서 긴장되는데 기자까지 눈을 너무 빤히 보면 혹시나 상대가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죠. 이것은 일종의 '배려'입니다. 내내 인중만 보라는 말은 아닙니다.



#공감 리액션… 진실로 느끼면 표정부터 달라진다


눈을 맞추는 행위는 '비언어적'인 행동입니다. 눈을 맞추는 것 말고도 고개를 끄덕인다던지, 상체를 살짝 상대방 쪽으로 숙이는 행동도 좋습니다. 재미있는 말에는 박수를 치면서 크게 반응해 주는 것도 상대를 기분 좋게 해 주겠죠.


개그맨 강유미 씨가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면서 과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 캐치해서 패러디한 적이 있죠. 보면서 낯 뜨겁긴 했습니다. 실제로 그러니까요. 이야기를 끌어내야 하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사소한 반응이 인터뷰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다만, 강유미 씨처럼 과하게 하면 입으로 나오던 말도 들어가겠죠?


리엑션, 즉 '언어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내가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잘 따라가고 있으니 편하게 말을 해라'의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을 때 리액션을 많이 해주면 좋습니다. 상대가 신나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죠.


"뭐야 그 AI 같은 반응은?"


말 끝마다 "그래" "그랬구나" "안 됐네" 이런 말들을 기계적으로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시켜서 하는 건 뭐든 티가 납니다. 말과 표정, 몸짓이 따로 놀기 때문입니다. '반응이 AI 같다'는 말은 곧 공감에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죠?


답답해하실 거 없습니다. 실제로 상대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에 집중을 해보세요. 듣는 여러분의 표정부터 달라집니다. 반응이 저 깊숙이 '단전'에서부터 끌어져 나옵니다. 이야기를 듣고 느끼는 것을 그냥 편하게 말로 하면 됩니다. 안타까워해 줘도 되고, 함께 기뻐해줘도 됩니다.


상대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어떤 반응을 보여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이야기를 앞서 나가진 말고요. 말을 끊으면 공감도 끊어집니다.


여러분은 잘 모르겠지만 상대방은 내가 온전히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낍니다.


여러분이 집중했다면 상대에게도 마음이 느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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