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콜을 통해 전략적 제휴 맺기
마케팅 예산은 부족하지만 프로덕트 홍보는 하고 싶은 분들
서비스 런칭 전 영업을 해야 하는 분들
콜드콜을 해야 하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는 분들
1. 유사한 타겟을 가진 브랜드의 SNS 채널을 레버리징 해보자
2. 기준을 갖고 제휴 브랜드를 선정하자
3. 성공적인 제휴를 위한 제휴 제안서를 작성해 보자
4. 초기 브랜드라면 이메일이 아닌 전화로 콜드콜하자
5.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 별로 스크립트를 작성해 당황해하지 말자
6. 콜드 콜의 목표는 미팅 어레인지
7. 제휴는 다른 제휴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
8. 인스타그램 콘텐츠에 후킹 포인트를 녹여보자
사이드 프로젝트로도 퀄리티 높은 멋진 서비스들이 출시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사장되고 만다.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홍보가 잘 되지 않아서 아닐까?
그러나 자금이 부족한 사이드 프로젝트 특성상 유료 마케팅 진행은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마케팅 예산 문제를 콘텐츠 제휴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얻어 핵심 타겟 6만 5천 명을 대상으로 단돈 0원에 곧 앱 홍보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늘은 앱 홍보를 위해 콘텐츠 제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배경부터 제휴 브랜드 선정 및 제휴 딜을 완료시키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처음 앱 홍보 전략을 고민할 때 진행하려 했던 건 자체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을 고려했던 이유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도 있었지만 서비스 나아가 브랜드의 철학을 앱 출시 전 전달함으로써 미리 잠재 유저를 모아 두려는 목적이 있었다. 또 그 이후까지 생각해 출시 후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미리 만들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광고 없이 게시물 콘텐츠 만으로 팔로워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괜히 콘텐츠 마케터라는 직군이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론칭도 하지 않은 시점에 마케터 분까지 팀원으로 모시는 건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세월에 팔로워를 모을까. 우리가 일일이 팔로워를 모으지 않고, 핵심 타인 환경보호에 관심 있는 MZ에게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 우리와 유사한 유저 타겟을 팔로워로 확보한 SNS 채널에 홍보를 위탁하는 건 어떨까? 우리의 최대 목적은 최대한 많은 유저 타겟에게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팔로워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손쉽게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을 레버리징이라고 한다. 여기서 ‘자본’을 ‘노력’으로 치환해 보다 확장된 범위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세운 전략도 유명한 친환경 브랜드를 레버리징 한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환경보호라는 공익을 위해 일하는 브랜드라 하더라도 비즈니스에 공짜는 없기에 '거 좋은 일 좀 같이 합시다'라며 제휴를 요청할 수는 없다. 이 당시는 앱을 론칭하기 전이라 유저 확보도 되어 있지 않아 '앱 내에서 무료로 브랜드를 홍보해 드리겠다'라는 제안도 메리트가 없었다. 우리가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기획자 팀원이 기획과 맞물릴 수 있는 묘수를 떠올렸는데 바로 제휴 브랜드 관련 캐릭터 아이템을 제작하는 방법이었다.
텀블링에는 텀꾸라는 기능이 있다. 본인의 텀블러 캐릭터를 아이템으로 꾸미는 기능이다. 아이템은 다양한 환경 보호 실천 방법과 관련된 주제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집게 아이템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할 때 쓰인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또한 캐릭터 아이템 콘텐츠도 함께 제공하여 환경보호 주제와 관련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획을 세웠다. 텀블러 사용으로 시작해 실천 영역을 넓혀 환경보호 초심가에서 적극적인 실천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제휴 브랜드 캐릭터 아이템을 제작하는 제안의 경우 제휴 브랜드 입장에서 텀블링 서비스에서 자사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는 이점은 동일할 수 있겠으나, 보다 재밌고 귀엽고 참신한 방식으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으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 싶었다.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아이템 콘텐츠란에 제휴 브랜드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아웃링크를 붙여 사용자가 제휴 브랜드와 닿을 수 있도록 서비스 기능을 기획했다.
제휴 브랜드를 선별할 때 무조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은 브랜드를 타겟하지 않았다. 우리와 같은 비전을 가지면서도 유저분들도 좋아하실 만한 브랜드와 함께 하고 싶었다. 3가지 기준을 정해 이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약 50개 정도 선별하였다.
1.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브랜드일 것
환경 보호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히면서 ‘친환경’을 브랜딩 수단으로만 활용하거나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깊게 고민하지 않은 채 ‘친환경’이라고 내세우는 브랜드들이 많아졌다. 환경 보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환경 보호’라는 가치에 헌신하는 분들이 많으시므로 그린워싱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이에 제휴 브랜드를 선정할 때에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위해 회사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떻게 문제를 풀고 있고 또 얼마나 진심인지 파악해 선정했다.
2. 유저 타겟이 선호하는 혹은 선호할 만한 브랜드일 것
캐릭터 아이템은 제휴 브랜드에게 홍보 수단이기도 하지만 유저에게 재미를 전달하는 보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유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와야 제휴 브랜드의 가치가 유저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3. SNS 팔로워를 최소 1000명 이상 확보한 브랜드일 것
제휴의 목적은 제휴 브랜드 SNS 채널에 텀블링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므로 팔로워 수가 클수록 그 효과가 클 것이다. 각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별로 팔로워 숫자를 정리해 큰 순서대로 컨택했다.
제휴 브랜드 선별 과정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제휴 제안을 위한 제안서를 작성했다. 간단한 서비스에 대한 소개와 함께 텀블링과 제휴 시 어떤 혜택을 얻어갈 수 있는지, 텀블링 서비스에서 어떻게 브랜드가 노출될지, 예시 이미지를 함께 첨부했다. 브랜딩 통일성을 위해 디자인 시스템에서 제시한 폰트를 사용했으며 디자이너 분의 추가 공수가 없게끔 디자인 리소스를 100% 재활용했다.
처음 제휴 영업을 할 때에는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여유가 될 때 확인하시고, 관심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는 의도였다. 그러나 기다려도 거절은커녕 답장조차 오지 경우가 허다했다. 답장이 오질 않으니 무엇을 어디서부터 개선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여러 시도 끝에 한 브랜드 담당자님과 유선으로 컨택이 닿았고, 그분을 통해 그동안 연락이 오지 않은 이유를 유추할 수 있었다. 담당자님은 텀블링에 큰 관심을 보이셨고 실제 제휴까지 진행되었는데 다만 이전에 메일로 제안서를 보내드렸다는 점은 모르고 계셨다. 하루에도 쏟아지는 메일이 몇십 통이니 휙 보고 지나치셨던 것이다. 더군다나 모르는 브랜드에서 온 제안이라 더욱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본업 하기에도 바쁜 브랜드 담당자님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셈이며, 제휴 제안 내용 자체가 전달되지 못했던 점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 배움을 얻은 후 이메일이 아닌 전화로 제휴 제안 콜드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와 SNS를 뒤져 관련 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취했다. 솔직하게 왜 당사와 제휴를 맺고 싶은지, 평소 이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물건을 구매했었는지도 함께 말씀드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담당자님과 라포를 쌓았고, 제휴 제안 검토까지 진행될 수 있었다.
콜드콜 전화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상황에 직면한다. 담당자가 자리에 계시지 않을 경우에는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간략하게 용건을 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준비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도록 미리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고, 그 시나리오 별로 스크립트를 짜는 것이 좋다.
경험 상 그리고 퍼블리의 제휴 체결 관련 아티클에서도 언급되었듯, 콜드 콜시 대략 4가지 상황으로 단락 된다.
1. 적합한 담당자와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자리에 없는 경우)
2. 연결이 원활하지 않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한 경우
3. 적합한 담당자와 연결되었지만 흥미가 없거나 표면상 여지를 남기는 경우
4. 적합한 담당자와 연결이 되었고 미팅까지 잡은 경우
콜드 콜의 목적은 4번째 케이스에 도달하는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취하면 된다.
예를 들어 3번의 경우라면 메일로 제휴제안서를 보내드릴 테니 검토 후 관심 있으시다면 회신 달라고 요청을 드리면 된다. 이럴 경우 막연하게 기다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언제까지 회신을 달라는 기약일을 정해서 전달드리는 것이 좋다.
또 기약일자가 되었지만 응답이 없을 경우, 왜 응답이 없으신지 '상황 분석'을 통해 이후 영업 진행 시 보완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연락해 이유를 여쭤보는 것이다. 바로 조치 가능한 부분이 이유라면 계약까지 쿠킹 할 수도 있고 괜한 곳을 보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나 또한 꼭 제휴 맺고 싶었던 브랜드에 다시 컨택을 해 의사를 다시 여쭤봤는데 제휴를 진행하고 싶으나, 현재 자사몰 업데이트로 인력이 너무 부족한 것이 이유라 말씀 주셨다.
원인이 외부에 있었던 셈이다. 만약 이 정보를 뒤늦게 알았다면 혼자서 어디가 모자랐던 것인지 뇌피셜로 끙끙 싸매며 헛다리 짚었을 것이다.
첫 대화로 모든 내용을 전달할 수는 없다. 오히려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콜드 콜의 목표는 미팅 어레인지 딱 거기까지로 잡으면 마음도 한결 편하다. 콜드 콜의 목표는 전화로는 심플하고 명확하게 핵심 내용만 전달하되, 자세한 내용은 미팅으로 전달한다고 생각하자.
제휴는 파트너 쉽을 맺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팅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면 오히려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운이 좋게도 첫 미팅에서 뵌 브랜드의 대표님께서 텀블링을 좋게 봐주셨고, 여러 브랜드에 소개해주시기까지 했다. 라포를 대신 형성해 주신 셈이다. 그 덕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5만을 확보한 유명 브랜드와 별도의 미팅 없이 이메일로만 커뮤니케이션해 제휴를 맺을 수 있었다.
위 과정을 통해 총 4개의 브랜드와 제휴를 체결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 콘텐츠의 목적은 앱 홍보를 넘어 앱 다운로드를 유도함에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액션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팔로워들을 강하게 후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후킹 포인트로 2가지 요소를 활용하고자 했다. 첫 번째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콘텐츠이다. 자체 계정에 업로드하는 경우라면 ‘앱 출시’라는 메시지만 담아도 애착을 가진 팔로워들이 관심 있게 보고 다운로드 할 것이다. 하지만 타 브랜드 계정에서 홍보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다. 하나의 가설이긴 하지만 높은 확률로 ‘음 이런 앱이 출시되었구나 (끝)’하고 다음 게시물로 스와이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타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분들의 관심을 끌만한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휴 브랜드 계정 팔로워분들은 환경보호에 상당히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시는 분들이므로 텀블러를 사용하려는 시도를 해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용자 인터뷰를 하면서, 스스로 텀블러를 꾸준히 사용하면서 느꼈 듯 텀블러를 꾸준히 사용하는 건 어렵다. 팔로워 분들도 같은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셨을까?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콘텐츠로 텀블러를 쓰기 어려웠던 이유들을 활용하였다.
두 번째는 제휴 아이템을 착용한 캐릭터이다. 팔로워 분들은 제휴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갖고 계실 것이므로 제휴 브랜드 로고나 특징을 형상화한 아이템이라면 충분히 눈길을 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전략을 세워 가장 중요한 콘텐츠 게시물 첫 페이지에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요소를 녹여 기획했다. 또 콘텐츠의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앱에 대한 소개와 앱 출시를 알리는 내용을 넣어 콘텐츠 간 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였다.
여기에 디자이너님들의 손길이 닿아 귀여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엔 이 콘텐츠들이 앱 다운로드 및 유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데이터 트래킹 후 정리해 공유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