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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tsbie Apr 17. 2020

'렌트더런웨이',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런웨이를 내 손안에

 요즘 부쩍 집에 있으면서 쇼핑력만 늘었다. 워낙 평소 의료 쇼핑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mytheresa 나 matchesfashion 에 들어가서 명품 의류를 구경하곤 했는데, 학생 신분에 구매를 할 수는 없고 사진 하나하나 캡처해 앨범 속 버킷리스트 폴더에 넣어두면서 심심한 위로를 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여느 날처럼 집에서 딩굴거리며 유튜브를 보던 중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https://youtu.be/GTfm9MGk5lg


유튜버 '미국이야기' 님의 영상이었다. 'Rent the Runway'라는 스타트업에 대한 소개 영상으로, 바쁜 뉴욕의 여성들에게 의류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었다. 이미 예전에 10억 기업 가치 평가를 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았으며 미국 산업 내에서는 'disruptive' 한 혁신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었다. 창업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의 'Jennifer Fleiss'와 'Jennifer Hyman' 여성창업가 2명으로, 현재 서비스도 여성복 위주로 제공 중이다.


 Rent The Runway는 공유경제를 패션에까지 확장시켰다. 보통의 산업분야에서 말하는 '혁신'은 사용자의 life style을 바꾸는 걸 이야기하는데 Rent The Runway는 뉴욕 여성들의 의류 소비를 완전히 바꿔놓았으므로 혁신이라고 이야기 할 만 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rent 서비스에 더해 월정액만 내면 무한정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한 '구독' 모델 도입 역시 Rent The Runway의 혁신을 배가시켰다고 볼 수 있다. 


1달에 159$만 내면 'unlimited subscription'이용이 가능하며, 무한정으로 명품 옷을 대여할 수 있다. 또 대여한 옷 중 마음에 들어 구매하고 싶은 옷은 1/10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Rent The Runway가 이야기하는 'Fashion Freedom'을 한 달 18만원 정도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달에 4벌, 8벌로 일정 수의 옷만 빌릴 수 있는 옵션도 있다. 각각 89$, 135$로 진행중이며 현재 trial 을 프로모션으로 진행하고 있다. 나의 상황에 맞게 여러 종류의 plan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Unlimited Swap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제일 많다고 한다!!


Rent The Runway 이전에도 공유 모델을 패션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파괴적 혁신에 성공한 창업은 Rent The Runway가 유일한데 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1) 구독 모델 도입

 Rent The Runway는 '패션계의 넷플릭스'라 불린다. 회원들은 구독료를 지불하고 매월 새로운 옷을 받아보는 것이다. 옷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필수재화이지만, 명품 옷은 필수재이기 보다 사치재에 가깝다. 즉 소비자가 '명품 의류' 에 대한 특정 욕구가 있을 때에만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Rent The Runway의 경우 소비자들이 일정 금액을 매달 내도록 하는 'lock-in'을 걸어, 소비자가 월정액을 내지 않았다면 굳이 소비를 하지 않았을 명품 의류에 대한 소비를 촉진시켰다.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명품 의류' 수요의 효용성을 자극시킨 것이다.


 소비자가 옷 하나를 대여할 때마다 대여비를 내야하는 모델의 경우 하나하나의 선택마다 고민을 하게 되고, 대여를 한 번 할 때마다 '명품 소비'에 대한 본인의 선택에 의문을 갖게 되는데, Rent The Runway의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매 선택마다 고민을 할 필요가 없으며 한 달 일정한 금액만 낼 때에만 '이번 달 명품 소비를 해도 괜찮을까?' 라는 고민을 하고, 월별 금액 지불 후에는 소비의 효용성에 대한 고민을 던 상태에서 무한정으로 원하는 옷을 빌릴 수 있다는 데에서 훨씬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가 구매를 주춤할 수 있는 상황들을 제거함으로써 적절하게 수요를 끌어낸 것이다.



2) 효과적 제휴를 통한 많은 의류 보유

 Rent The Runway에서 빌릴 수 있는 브랜드만 500여 곳, 옷은 수 만 벌에 달한다. 정말 소비자들이 일반 쇼핑하듯이 많은 옷들을 browsing 하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다량의 옷을 확보할 수 있었던 Rent The Runway의 비결은 바로 의류 브랜드와의 제휴다. 의류 브랜드에서 Rent The Runway에 제품을 납품하면 Rent The Runway은 대여 수익의 일부를 브랜드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의류 브랜드 입장에서는 '대여'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기는 셈이고 대여를 통해 마음에 드는 제품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의류브랜드에게도 이득이다. 또한 Rent The Runway는 스타일 선호도,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을 파트너 사에 제공한다. 의류 브랜드는 신제품을 대중에게 미리 소개하고 반응을 살펴보는 창구로 이용할 수도 있으며,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에는 역시 별다른 광고 없이도 Rent The Runway에 옷을 납품하면서 자신들의 옷을 대여하는 고객을 통해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쌍방이 이득을 볼 수 있는 똑똑한 제휴로 Rent The Runway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옷을 제공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었다.


3) 성공적인 마케팅

  Rent The Runway의 타겟은 밀레니엄 세대였다.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기존에 없었던 '의류 대여'라는 가치를 시장에 던졌고, 밀레니엄 세대는 구독경제와 공유경제에 대한 능숙함도 있었고, 환경을 지킨다는 가치를 더 크게 받아들이는 세대이기에  Rent The Runway의 의류 대여 concept을 포용할 수 있었다. 

 Rent The Runway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의류 대여가 친환경적으로 가치도 있음 이라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본인들의 비즈니스 가치를 제대로 어필했다. 성공적인 appealing에 밀레니엄 세대들은 호응을 하며 모였고, Rent The Runway는 뉴욕 밀레니엄 세대들의 life-style을 바꾸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실제 미국 현지인들의 인터뷰를 담은 여러 영상들을 보면 Rent The Runway가 단순 의류 쇼핑 채널을 넘어 나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하나의 life-style로써 대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즉, 밀레니엄 세대에게 RTR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옷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라는 '힙한 자세'임과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나의 가치관을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_fnczWooKYk


 이 영상 속 사용자는 드라이클리닝 비를 내지 않아도 돼서 좋고, 패션에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돈이 얼마나 많은 지 깨닫고 공유패션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또 쇼핑 욕구가 급 생겨 구매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Rent The Runway는 옷을 사서 내 footprint를 남기는 게 아니라 좋았고, 옷을 직접 구매하는 욕구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수의 Unlimited 사용자들의 경우 Rent The Runway 서비스를 옷 구매에 대한 완벽한 대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옷장 공간에 대한 부담없이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다는 데에 큰 만족도를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4) 철저한 물류와 세탁시스템



 옷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를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서비스는 바로 '물류'와 '세탁' 이다. Rent The Runway의 1200명 가량의 직원중 500명은 세탁 직원, 500명은 물류직원일 정도로 그만큼 물류와 세탁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Rent The Runway는 단순 좋은 옷을 디스플레이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고객들이 원하는 옷을 배송하고, 또 명품 옷을 어떻게 잘 관리하는 지가 옷 대여 산업에 있어서 핵심이라는 걸 명확히 짚어냈다.


 Rent The Runway는 미국 전역에 물류센터를 배치하여 자체 스마트 운송물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납된 의류를 검사하고 세탁해 당일에 다른 고객에게 다시 배송할 수 있다. 또 미국 최대 규모의 자체 드라이크리닝 작업장과 고도로 숙련된 세탁 관리 인력을 보유하여 20단계의 과정으로 얼룩을 제거한다. 대여 의류에 보험을 가입하여 경미한 손상을 처리해 사용자들의 우려와 분쟁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참조)




 Rent The Runway는 미국에서는 이미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의류 사업모델로 인정받았다. 오프라인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현재 미국에서만 총 6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코스모폴리탄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 니만 마커스 백화점에도 입점한 상태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의류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몇몇의 업체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의류 소비 형태는 구매가 지배적이며, 의류를 대여한다라는 concept이 대중적이진 않다. Rent The Runway의 모델을 한국화해서 들여온다면 분명 사업 초기에는 의류 대여에 대한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의류 대여 / 구독은 기존 시장에 없던 concept이기에 소비자들에게 needs를 만들어내는 것이 주안점이 될 것이다. 가치있는 소비에 프레임을 맞춰 밀레니엄 세대를 타겟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충분히 한국에서도 승산이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제 2의 Rent The Runway가 탄생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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