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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tsbie Jan 07. 2022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는 성공 공식은 존재한다

예능을 지극히 상업적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시작은 방탄소년단이었다. 빌보드, AAA, 그래미로 점차 발을 넓혀가더니 이제는 스타디움 투어를 하고 빌보드 핫 100에는 제 집 넘나들듯 드나드는 팝 가수가 되었다. 다음은 기생충이었다. 아카데미 상 4관왕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으로 한국 영화계의 기념비가 되었다. 가장 최근의 열풍은, 오징어 게임. 한국의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어필될 수 있음을 증명해준 콘텐츠였다.

 


 

위 3개의 콘텐츠의 세계적 성공은 K-콘텐츠의 힘을 증명해보였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장르적인 특성에다가 ‘K’라는 개성을 얹으니,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콘텐츠는 인종과 언어, 성별과 계급을 막론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상품이지만, ‘K’는 여태까지 한국인들만 즐겨왔던 지극히 개인적인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즉, ‘K- 콘텐츠’는 성역 없이 전 세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장르임과 동시에, 각자만의 개성이 묻어나있는 가장 사적인 장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가 세계적 성공의 가능성을 확인해 준 현 상황에서 넥스트 스텝은 무엇인가. 바로 예능이다. 앞선 콘텐츠의성공 공식인 <가장 보편적인 공감대+가장 사적인 엣지> 를 바로, 예능이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 역시 전 세계인이 호응할 수 있는 보편적 웃음을 공략하면서도, 한국인만의 엣지를 더한 장르이다.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을 가장 잘 실현할 수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우선 예능은 모두의 공감대를 건드릴 수 있는 상품이다. 당연하게도 여기서 모두란, 국경을 초월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통칭한다. 세상의 많은사람들은 비슷한 웃음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당장 ‘채널 십오야’의 유튜브 댓글로 달려가 봐도 알 수 있다.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서로 같은 타임라인을 공유하며 댓글로 ‘lol’ ‘ㅋㅋㅋㅋ’ 의 반응을 보이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런닝맨, 너의 목소리가 보여, 복면가왕 등의 한국 인기 예능을 해외로 가져갔을 때에도 똑같이 웃음을 만들어내는 걸 볼 수 있기도 하다. 예능은 그런 보편적인 웃음을 지향한다. 어느 누가 봐도 편안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콘텐츠, 그런 웃음을 지향하기에 예능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상품이다. 외국인들에게 굳이 추가적인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시청의 진입 장벽이 크지 않고 대중적인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동시에 예능에는 한국인만의 정서와 감정과 시선이 묻어나 있다. 예능만큼 사람들의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관심사를 빠르게 반영하는 콘텐츠도 없다. 그야말로 예능을 보는 건,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K-컬쳐’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한국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알고 싶은 것이다. 한국인들만의 문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가 외국 하이틴 영화 속 캐비닛을 보며 외국인들의 고등학교 생활을 선망했듯이, 외국인들의 시선에서는 예능에 비춰지는 ‘동네슈파’와 ‘K-골목길’이 한국인들의 생활을 낭만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다.


 




즉, 다시 말하면 유퀴즈의 길거리 토크쇼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K-할머니들과 K-꼬맹이들이 예능의 매력을 살려주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삼시세끼에서 드러나는 K-식사 챙겨먹기 습관이 한국 예능만의 특색을 살려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사투리’, 기생충의 ‘반지하 골목길’ 오징어 게임의 ‘딱지치기’가 외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한국인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소재지만 외국인에게는 한 없이 낯설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기 때문이었다. 한국인만의 정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주는 대목이다.





앞선 방탄소년단과 기생충, 오징어 게임 덕분에 한국 문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일지라도,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한 신비함과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건 우리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좋은 기회이다. 기회를 엿보고 우리만의 것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적인 웃음을 확보하고, 그 누구보다 ‘K’스러움을 노골적으로 어필하며 해외 판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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