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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중현 Jun 13. 2024

학생 면담을 마치고 메모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 학생들의 주요 질문

우리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 학부생 1~3학년의 면담을 마쳤다. 다행히 기말고사 직전까지 마칠 수 있었다.

이번 학부생 면담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항을 기억하기 위하여, 메모를 남겨 놓는다.

1.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는 어떤 학과인가? - 학과 이름에서 학과의 특성을 유추하려고 한다면, 방점을 '융합'에 두기 바란다고 하였음. 어떤 목표와 내용을 다루든, 그것이 현실 세계와 학문과 기술 수요에 맞추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임. 이와 관련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BT+IT 분야의 결합을 추구하고, BT 중에서도 Green, White 분야의 바이오를 핵심 과제로 수행함. 어느 특정 생물이나, 특정한 분야에 몰입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함.

2. '직업'은 어떤 것이야 할까? - 2학년이 된 학생들 모두 하나같이, '내가 무엇을 좋아할까?'라는 대답을 함. 나의 질문은, '왜 꼭 좋아해야 하나?'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등의 연쇄적인 질문이었음. 직업은 좋아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아지는 것이라고 했음. 또 좋아해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고, 적합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임.

3. '고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 내 대학 2학년 때, '똥과 고민은 짧고 굵을수록 좋다'라고 생각했음. 둘 다 몸 안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됨. 때를 찾아 배출해야 함. 그런데, 그 모양이 좋아야 함. 그러려면 건강한 고민이 되어야 함. 나의 경우에는 고민의 '데드라인'을 정해 주고, 치열하게 고민하였음. 그리고, 가장 마지막 떠오르는 생각을 결정하고 실천에 옮겼음.

4. '자기 배려'란 무엇일까? - '자기 배려'는 '자기 연민'이 아님. 자신에 대한 잣대를 너무 윤리적으로 잡을 필요가 없음. 우리는 어느 결정을 할 때, 자꾸 다른 사람,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것을 잘 융화하여 행동에 옮기려 함. 그러나, 그 결과는 결국 원치 않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그 결과로 '자기 연민'을 가지게 됨.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함. 스스로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은 내가 생각하고 마음이 열리는 것을 찾는 것임. 마음이 열리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 지를 살피는 것임. 결국 자기도 모르게 행동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돌이켜 보면, '자기 배려'가 가능한 '마음이 끌리는 것'을 찾게 됨.

5. '자신감'을 가지려면? - 자기를 직접 쳐다볼 수 있어야 함.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서, 자기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 어떨까. 시선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볼 수 있다면, 그다음에는 내 생각이 무엇인지를 되씹어 볼 수 있음. 세상에서 가장 쳐다보기 힘든 눈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눈임.

6. '부모님은 나에게 무엇을 바랄까? ' - 부모님은 단 두 가지만 바라신다. 자기를 외롭게 하지 말기를. 그리고 힘이 없어졌을 때, 자신을 보살펴 주기를. 그 두 가지를 하면 효도이고, 그렇지 못하면 불효임. 부모님이 힘이 있을 때라도 종종 연락하고, 부모님이 힘이 없어지시면 보살펴 드리기를. 그 이상의 어느 것도 바라지도 않으실 것이고, 그것을 대체할 것도 없을 것임. 마치, 내가 아기일 때 부모님께 바랐던 것이 그것이었던 것처럼.

7. '교양과목은 왜 들어야 할까?' - 대학의 역할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이 되는 것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문인'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인데, 교양은 '우리가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가',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무엇이고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가' 등의 고찰을 통하여 진정한 '시민'이 되는 것임. 그것이 4년제 일반 대학의 목표이고, 전문인이 되는 것이 대학의 유일한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교양 학습을 통하여 사회의 진정한 '시민'이 되도록 하는 것이 대학의 본질에 더 가까움.

8. '스마트팜과 푸드테크' 등이 전망이 있나요? - 산업의 전망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시장에서 요구가 있는 지를 우선 파악해야 하고, 시장의 요구는 현재의 가치보다 가치의 성장 가능성을 중점으로 봐야 한다. 시장은 국내 시장과 글로벌 시장이 있는데, 그 산업이 다룰 수 있는 시장의 영역이 얼마나 되는 지를 살펴야 한다. 산업은 결국 '생산'과 '분배', '소비'의 영역에서 해석되고, 전문가는 '생산'과 '분배'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식품 및 자연자원의 생산성을 키우는 환경이 어떤 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생산을 유인하는 요구는 소비 측면인데, 많은 소비량의 증가가 확실한가? 어떤 것을 더 소비하는가? 그 소비를 꼭 생산으로 맞춰야 하나? 생산과 수입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어 가는가? 그 안에서 정책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로컬 경제에서의 정책의 비중과 중요도는? 정책 소비자인 이해 당사자 국민 영역의 수준은? 그런 종합적인 측면에서, 기회의 니체는? 그 니체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 영역은? 세분화되어 정의된 기술 영역에서 갖추어야 할 소양이 현재 시점에서 갖추어질 수 있는지, 그것을 위하여 어떤 것을 더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설명을 해 주었음. 10분 정도 간단한 도식 서 너 개를 통하여 이해를 도왔는데, 다행히들 잘 이해하는 것 같았음. 좋은 질문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는 기회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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