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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Flight Jun 13. 2020

# 승무원과 '혈액형'

- 승무원 직업과 혈액형의 상관관계 -

출처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7/2017110701156.html



승무원 직업에 적합한 혈액형이 있을까? 초등학교 2학년 때 혈액 검사를 했는데 O형이 나왔다. 혈액형별 성격 분석을 보니 'O형은 남자답고 박력 있고 리더십이 있고, 어울리는 직업은 군인'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때부터 혈액형에 내 성격을 맞추었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나는 O형이야. 이런 것쯤에 굴복할 없지'라는 생각으로 이겨냈다. 군인의 꿈도 키웠다. 할 거면 빨리 하자는 생각으로 중3 때 공군 기술 고등학교를 지원하려 했으나 사정이 생겨 중도에 그만두었다.


고등학교에 갔더니 어느 날 교련 선생님이 나를 부르신다. "넌 스타일이 군인이다. 장교로 군대가라"며 인이 되고 싶은 내 마음에 불을 지피셨다. 고 3 때 담임 선생님이 공사를 추천해 주셨으나 역시 인연이 되지 않았다. 결국 군인의 꿈은 멀어져 갔고 사병으로 군대에 갔다.


군 입대 후 혈액 검사를 했는데 'B'형이 나왔다. 충격적이었다. 난 지금까지 O형으로, O형의 성격으로, 씩씩하고 남자답고 박력 있게 군인의 꿈을 키우며 - 결국 사병으로 군대에 끌려 왔지만 - 살아왔는데, B형이었다니...


B형 성격에 관한 설명을 보니 '하고 싶은 말 다하고, 허풍을 잘 치고, 변덕스럽고, 특이하고, 구속받기 싫어하고 등등'이란다. O형이라고 할 때는 O형이 맞는 것 같더니만, B형이라고 하니 그것도 맞는 것 같다. O형일 때는 어렵거나 하기 싫은 일도 O형답게 도전하고 이겨내고 이루어냈는데, B형인걸 알고 나서는 그냥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은 포기하거나 안 했다. 지금은 혈액형에 나를 맞추지 않고, 그냥 맘 가는대로 살고 있다.


비행 중에 가끔 승무원들끼리 혈액형을 물어볼 때가 있다. O형이라고 하면 다들 '역시'한다. 속 뜻은 '그래서 밝고 활달하고 적극적이고 거칠 것이 없구나. 성격 좋다(?)'이다. O형에서 B형으로 혈액형이 바뀐 내가 보기에는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 같지만, O형이라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하는 사람 옆에서 조용히, 부러운 눈으로 O형을 바라보는 승무원의 혈액형을 물으면 종종 A형이라는 답을 듣기도 한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백인이 우생학적으로 우수하다는 가정하에 혈액형에 따른 성격 구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유럽인이 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80억 인간을 4가지 성격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억지스럽다.


'승무원 직업에 맞는 혈액형이 있을까?'에 대한 나의 답은 '없는 것 같다'다. 승무원의 혈액형은 승무원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러니 O형 들아, 너무 좋아하지 말고, A형 들아 너무 소심해하지 말자 (라고 A형을 '디스'하는 걸 보니 나는 B형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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