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합니다.
“아이를 낳아서 승진 못하는 거야.”
“육아휴직을 해서 승진을 못하는 거야.”
이게 김차장이 승진을 못 하는 이유라고 당당히 말하는 조직.
결혼 전에는
“술 안 먹으니 승진 못해”를 너무나 당연한 듯 들었다.
“아무리 네가 열심히 일해도”를 말해주는 상사도 있었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고민하고 일 열심히 하는 김차장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일에 무심해보자’ 결심해보려 ‘노력해볼까’ 생각하는 순간, 김차장 스스로에게 더 큰 자괴감이 몰려온다.
결국 김차장, 조직에서 말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살아간다. ‘승진’, ‘이익’ 따위, 마음에 담을 수 없고, ‘일’ 열심히 하고, 직원들 마음 다치지 않게 신경 쓰는 사람.
‘어리석은 사람’인 21년 차 김차장…
술은 마신다.
회사에서 계속 토하면서도 마신다.
이제 잔을 돌리거나, 마시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여전히 “마셔야 한다”는 압박감이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술이 맛있어졌나?
그런데 집에서는 여전히 술이 한 방울도 김차장 목을 넘어가지 못한다.
신기하다.
사실을 외면하고, 일 안 하고, 입에 발린 소리 하는 것… 평생 못 할 것 같다. 김차장이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를 낳은 것, 아이를 키워야 했던 것… 이건 바꿀 수 없는,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게 김차장의 잘못이란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수록 더 강하게 들린다.
언론에선 나라에 기여한 거라고 했는데… 그 말에라도 김차장은 위로받고 싶지만 ‘잘못’이 너무 깊이 박혔나 보다.
일 열심히 하고, 직원들 생각한 것…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들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김차장의 길이기에 그렇게 걸어왔다.
그런데 ‘승진’과 멀어져 간 그런 김차장을 후배가 ‘롤모델’로 삼았단다.
조직에서 승진하는 것은,
한 사람에게 ‘존경’을 얻는 것보다 쉽다
고 생각한다”라고 후배가 말해준다.
두 아이를 낳고 열심히 키운 김차장,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여전히 정의를 고민하는 김차장…
김차장의 길을 잃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