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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네 Dec 25. 2020

19 - 5 < 10 ?

1년 차 김차장, 복직한 것에 감사하자!!

19년 차 김차장, 10년 후배 팀장!

속상해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다짐했다.

휴직하기 전부터 다짐했다.

평가할 때가 되면, 안 되는 이유를 들이대는 상황을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숱하게 다짐하고 다짐했다. 절대 그들에 의해 김차장 스스로 가치를 하락시키지 말자고, 절대 절망하지 말자고, 절대 마음의 상처를 받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속상하다!

잠까지 못 자다니, 김차장 어처구니가 없다!!


그동안 밤새 일한 날들이 얼마인데, 이제 들어온 지

3년밖에 안된 후배가 과장으로 승진했어도 11년 차 김대리는 “아이를 낳아서 승진 못해”라는 말을 들었다. 승진을 바라고 한 야근은 아니지만, 일이 아닌 “아이 낳은 여자”라서 승진 안된다는 말을 대놓고 들으니 기운이 빠졌다.


밤 10시, 술냄새를 풍기며 사무실에 들어온 팀장은 책상 위 핸드폰을 집어 들고나가다 말고 갑자기 뒤돌아 본다.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있던 김대리, “무슨 일 있으세요?”라고 물었다. “그렇게 일해봐야 술 안 먹고 아쉬운 소리 못하는 김대리는 승진하기 어려워.”.  승진 때문에 수당도 못 받는 야근을 스스로 한 건 아니지만, 몇 날 며칠 매일 남아서 혼자 야근한 김대리는 갑자기 일할 의욕이 꺾였다.


기운이 빠지고, 의욕이 꺾여 속상한 마음에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김대리의 가치는 그들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니까, 김대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을 하고 있는 거니까, 마음을 다잡고 때려치지 않았다.


그들처럼 살 것인가도 수없이 고민해 봤다.


김대리는,

비록 10개의 일을 하고도 1도 인정 못 받는다. 억울하다. 1도 안 해 놓고 10가지 했다고 말하는 그들이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김대리는 그렇게 말할 능력이 안된다. 만족감 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클 것 같다. 포장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김대리에게 어려운 일이기에, 그냥 묵묵히 일하기로 선택했다. 인정받고 못 받고는 김대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김대리는,

할 일을 미루거나, 술을 펑펑 마실 자신이 없다. 해야 할 일을 생각 안 하는 것도 어렵지만, 김대리의 몸을 기만하고, 술 마시는 것이 더 괴로울 것 같다. 김대리를 덜 괴롭게 하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김대리는 그저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기로 다짐했다. 승진, 술, 아부... 김대리가 못하는 것들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들의 말에 흔들려, 소중한 아이를 원망하거나, 아이 낳은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육아와 건강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김차장, 휴직 전 회사에 돌아올 생각 말라는 말을 면전에서 들었다. 10년 넘게 들어온 말들을 상기하며, 다짐했다.

지금까지 경험하고 이미 다짐했던 일이니, 속상해하지 말자!


그런데, 또 속상하다. 10년도 안된 후배 팀장을 보니 자꾸 속상하다. 승진은 김차장 몫이 아니라고 의연한 마음 갖자고 되뇌지만, 그래도 속상한 마음이 든다. 다짐과 다른 김차장 마음 때문에, 김차장, 답답하다.


김차장!!

일로 평가하지 않고, 휴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잖아!!


김차장의 근속년수는 19년 차가 아니다. 14년 차도  아니다!

김차장, 법학 박사가 아니다! 조직원으로 그동안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


평가시점, 지금 김차장은 그저 아이의 엄마일 뿐이다. 그리고, 이제 복직 1년 된, 10년 차 팀장보다 후배인 거다.


복직한 것에 감사하자.

하지만, 김차장의 가치는 그들의 말로 한정하지는 말자! 중요한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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