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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Hoult Feb 23. 2016

산타나의 'Smooth'를 부른 주인공, 롭 토마스

미국 록 밴드, 매치박스 트웬티(Matchbox Twenty)


산타나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1947년생으로 멕시코 출신의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Carlos Santana)가 주축이 되어 1966년 라틴 록 밴드 산타나를 결성하고,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참여한 계기로 유명해져 같은 해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데뷔, 45년이 넘는 활동 기간에 80명이 넘는 뮤지션이 거쳐 간 대단한 밴드입니다. 

99년의 가을을 멋지게 장식했던 산타나(Santana)의 'Smooth'는 어디에선가 한 번쯤 들어보았을 텐데, 이 곡의 목소리 주인공이 바로 롭 토마스(Rob Thomas)이고 롭 토마스와 이탈 슈어(Itaal Shur)가 공동 작업한 곡입니다. 


독일의 무명 가수였던 롭 토마스가 참여한 'Smooth'는 1999년 10월 23일부터 빌보드 차트에 무려 12주 동안이나 정상을 지켰으며 여러 나라의 각종 주요 차트 상위에 랭크되었고,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8개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잊혀 가던 산타나의 존재를 다시 알려준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롭 토마스가 굉장한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산타나를 빼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롭의 보컬이 아니었다면 어떠한 곡이 되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원래 롭은 참여할 계획이 없었는데 그의 목소리를 데모로 들은 산타나의 부탁으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음색 참 좋죠.

Santana - Smooth (Feat. Rob Thomas), 17집 Supernatural (1999)




매치박스 트웬티는 미국의 팝록 밴드이며, 1972년생 롭 토마스(Rob Thomas, 보컬), 역시 72년생 폴 도세트(Paul Doucette, 드럼), 75년생 카일 쿡(Kyle Cook, 리드 기타), 68년생 브라이언 예일(Brian Yale, 베이스)로 이루어져 있고, 이전에 기타 애덤 게이너(Adam Gaynor)는 2005년에 탈퇴하였습니다. 롭과 브라이언, 폴은 'Tabitha's Secret'라는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다가 'Matchbox 20'으로 이름을 바꾸고 1995년 카일 쿡과 애덤 게이너를 영입했습니다. 밴드 명은 Matchbox와 드러머 폴 도세트가 입고 있었던 유니폼의 20이란 숫자를 결합하여 만들었고, 이후 20을 Twenty로 변경합니다. 응? 성냥갑 20??


데뷔 앨범 Yourself or Someone Like You (1996)입니다.


'Smooth'의 후광을 얻기 전 풋풋한 시절의 앨범인데, 풋풋하다고 하여 인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신인임에도 싱글 발표한 곡이 화제를 모으며 앨범이 1000만 장 이상 팔려나갔지요. 90년대는 그런지의 열풍 속에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90년대 중후반 그런지가 꺾이고 매치박스 트웬티의 데뷔 앨범은 꺾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먼저 앨범 커버를 보시지요. 웃지 못할 일화가 있는데, 커버에 쓰인 인물이 매치박스 트웬티가 조금씩 알려지자 동의 없이 사진을 썼다며 소송을 걸었답니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다가 조금 알려지니 참... 역시 유명해지고 볼 일인가요? 앨범 제목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 '너 자신 또는 너와 닮은 누군가'. 원래 앨범 제목이 따로 정해져 있었는데 바꾼 것입니다.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첫 번째 싱글 2번 트랙 'Long Day'는 6주 동안 빌보드 메인스트림 락 트랙 10위권에 머문 곡이고, 두 번째 싱글 4번 트랙 'Push', 인기를 끌었던 곡이지만 처음 나왔을 때 여성 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곤욕을 치른 곡입니다. 그다지 걸고넘어질 만한 가사는 아닌 것 같은데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아무튼 나중에 롭 토마스의 해명으로 오해를 풀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싱글 발표한 3번 트랙 '3 A.M.'은 빌보드 어덜트(US Billboard Adult Pop Songs) 차트에 무려 10주 동안 1위를 지켰고요. - 빌보드는 무슨 차트가 그렇게 많은지 - 보통 어덜트 차트 상위에 랭크된 곡은 방송에 많이 노출된다고 하네요.  다섯 번째 싱글 6번 트랙 'Back 2 Good'은 보컬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곡입니다. 이들의 데뷔 앨범은 몇몇 노래의 짧은 인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후 2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앨범 Mad Season (2000)입니다.


1999년 산타나의 'Smooth'를 부른 이후 롭 토마스는 폭풍 인기를 얻고, 이 시기에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Matchbox 20'에서 'Matchbox Twenty'로 밴드 명을 바꾸어, 데뷔 앨범은 루츠 록(Roots Rock),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컨트리, 포크, 블루스였는데 좀 더 새로운 시도로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합니다. 당시 밴드 이름 뒤에 숫자가 많이 붙는 바람에 - 블링크 182(Blink 182), 에펠 65(Eiffel 65) 등 - 바꾼 것이랍니다. 애덤 게이너를 포함한 다섯 명의 멤버 외에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피터 스튜어트(Peter Stuart)가 백업 보컬로 참여하였습니다.


리드 싱글 9번 트랙 'Bent'는 빌보드 차트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차트라고 할 수 있는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이외에도 캐나다 싱글(Canada Top Singles), 빌보드 팝송(US Billboard Pop Songs), 빌보드 어덜트 팝송(US Billboard Adult Pop Songs)에서 1위를 기록하였지요. 두 번째 싱글 5번 트랙 'If You're Gone', 헤어졌던 지금의 아내를 위해 만든 곡이고, 싱글 커트된 곡은 아니지만 마지막 트랙 'You Won't Be Mine'은 다른 곡들과 달리 재즈의 느낌이 나는 곡입니다.




세 번째 앨범 More Than You Think You Are (2002)입니다.


기타리스트 애덤 게이너와 함께한 마지막 작품입니다. 롭 토마스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전작들과 달리 세 번째 앨범은 구성원 모두가 골고루 참여하였습니다.


먼저 첫 싱글 2번 트랙 'Disease',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믹 재거(Mick Jagger)와 공동 제작한 곡으로 믹 재거의 네 번째 솔로 앨범 'Goddess In The Doorway (2001)'에 넣을 곡이었지만 매치박스 트웬티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양보했습니다. 여섯 번째 싱글 곡 6번 트랙 'All I Need'는 많은 변화가 있는 앨범이지만 기존의 롭 토마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고, 8번 트랙 'Could I Be You'는 드러머 폴 도세트가 만든 곡으로 자신의 솔로 앨범에 수록할 곡이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트랙을 멤버들과 공동 작업함으로써 더욱 밴드다운 앨범이 아닌가 싶습니다.




4집 North (2012)입니다.


1995년에 데뷔하였으니 4집 앨범을 발매할 당시 16년이 넘어가는 중견 밴드로서의 위엄이! 10년 만에 정규 4집을 발매하였는데 그 기간에 롭 토마스는 솔로 활동을, 나머지 멤버들도 프로젝트 밴드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하였지만 낯설지 않았던 건, 이들이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일도 없고 각자 활동을 꾸준히 하여 다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고, 롭 토마스의 솔로 앨범을 보더라도 매치박스 트웬티의 분위기와 아주 흡사합니다. 데뷔 앨범부터 프로듀서로 함께한 매트 설레틱(Matt Serletic)이 역시 프로듀싱을 맡았고, 빌보드 200과 호주 앨범 차트(Australian Albums Chart)에서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첫 싱글 2번 트랙 'She's So Mean'이 공개되었을 때 발랄한 팝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는데, 앨범 리뷰를 살펴보아도 평가가 극과 극입니다. 변화를 꾀한 건 확실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의 곡이 대부분이라면 적잖은 실망감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무게감 있는 음악을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가벼운 틴팝의 첫 싱글은 뭐지?... 할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매치박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곡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실망하기엔 이릅니다. 오프닝 트랙 'Parade'와 두 번째 싱글곡 3번 트랙 'Overjoyed'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좋은 6번 트랙 'I Will'은 올만이야 매치박스~ 소리가 나올 만한 곡이고, 흥겨운 사운드의 5번 트랙 'Our Song', 9번 트랙 'Radio'를 적절하게 배치하였습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몽환적인 느낌이 잘 어우러진 7번 트랙 'English Town'을 들으면 아 매치박스 다시 와줘서 고마워~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호불호가 갈린 가볍고 바랄한 분위기의 'She's So Mean', 여러분은 어떤가요?



산타나의 앨범 'Supernatural (1999)'에 롭 토마스가 참여한 이후 후속작인 'Shaman (2002)'에도 참여를 요청했지만, '나는 Smooth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좋아서 노래를 찾게 되는 것을 원하지, 이전의 성공을 되풀이하려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라며 작곡에만 참여하였습니다.


매치박스 트웬티라는 밴드를 모르는 사람도 롭 토마스는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즉, '매치박스 트웬티 = 롭 토마스 밴드', 밴드마다 프런트맨이 존재하지만 매치박스 트웬티 같은 경우는 정도가 심하지요. 3집 이후 공백기에 기타리스트 애덤 게이너의 탈퇴로 해체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고 하는데, 더군다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롭 토마스가 2005년 솔로 앨범 '... Something to Be'를 발표하였고, 앨범의 곡도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인기가 편중되는 경우 밴드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데, 이러한 의문에 이들은 2007년 컴필레이션 앨범 'Exile on Mainstream'을 발매해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솔로 뮤지션일 때도 빛나지만 서로의 부족한 면과 장점을 보완, 배가하여 하나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밴드의 힘은 역시 함께일 때가 가장 멋진 것 같습니다.



밴드 내 롭 토마스의 존재감과 비슷한 예로 산타나 또한 카를로스 산타나가 중심이 되어 구성원 교체가 잦았는데, 이유는 산타나 외 나머지 멤버는 세션 성격이 강해 밴드 내 갈등이 적지 않아 한때 원맨 밴드 형식으로 운영하였지요. 90년대 이후 프로젝트 밴드 형식을 지향하여 젊은 아티스트와 작업을 하였고, 롭 토마스가 부른 'Smooth'를 앞세워 제 2의 전성기와 함께 라틴 열풍을 주도함은 물론 17집 앨범 Supernatural은 또 하나의 명반이 되었습니다. 


2000년 2월 23일 새천년에 열린 42회 그래미 시상식, 산타나는 17집 앨범으로 11개 부분에 이름을 올리며 이미 이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11개 중 8개 부분 수상! 이 기록은 1984년 2월 28일 열린 26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8개 부분을 수상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레전드 앨범 Thriller (1982) 기록과 타이입니다. 그리고 산타나와 함께 배우이자 오랜 음악생활을 한 셰어(Cher)도 처음 그래미상을 받는 영광을 안아 이날의 그래미는 노장들의 화려한 귀환이 돋보여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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