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모먼트 Apr 25. 2023

생각을 관리하는 시대

세컨드 브레인 6개월 적용기.

애플이 아이폰용 저널링 앱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프로젝트 코드 '쥐라기' 이용자의 일상과 생각을 수집해 기록하고 트래킹해서 정신건강 관리를 하겠다는데, 나의 정신건강보다도 시리가 얼마나 발전할지 등골이 서늘해진다.

역사상 '대다수 인간의 정신'이 이토록 중요한 때가 있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관리'하고 있을까?

그럼 내 생각을 관리한다는 것은 어디서 출발할 수 있을까?



뒤죽박죽, 삶과 생각을 정리하고픈 욕구

직장 생활에서 엑셀로 고객과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주간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제대로 된 기록'은 일의 시작과 끝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가정을 꾸리고 엄마가 되어 이제 '기록'과 멀어지나 했더니 웬걸 더 필요하다. 재택근무로 복직해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육아(어린이집, 육아용품, 가족여행...) 관련해 알아볼 것은 얼마나 많은지. 독서나 유튜브를 통해 꼭 기억하고 싶은 통찰(문장)들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내 머리는 과부하 상태.

기록하지 않는다면 그 결말은 하나밖에 없다. '잊어버린다.'



소비에서 창작으로

메모를 통해 완벽한 삶을 꾸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는 것이 너무 많아지고, 하고픈 것도 많은 이 세상. 나의 기억력만 믿기에는 역할에 따라 내 모드(mode)가 순식간에 바뀌어야만 하니 당황하지 않을 수첩하나 있으면 든든하다는 이야기다.

간단하게나마 가계 재정을 기록해 보면 확실히 알뜰하게 살림이 되고, 경제 유튜브를 통해 배운메모를 추가하거나 내 생각들을 적으면 나름의 콘텐츠가 되었다. 매달 아이에게 일어난 변화들을 조금씩 메모해 뒀더니 '성장 기록'이 되어 책까지 만들기도 했다.

누군가는 유튜브를 보고 시간만 때우지만, 누군가는 유튜브에 대한 감상이나 경험을 곁들여 콘텐츠로 만들고 주목받기도 하는 세상. 온라인이 시간을 때우는 곳이 아닌, 영감의 원천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은 앞으로 대단한 차이를 만들지도 모르겠다.



생각, 어떻게 관리할까.

예전엔 각자의 방식에 맞게 종이와 펜에 기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 즉각적인 메모, 아이디어 스케치, 생각의 구조를 그리는 행위는 손이 식기 전에 펜으로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결국 이런 스케치들도 필요하다면 태그를 붙여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메모는 결국 '활용'을 목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일의 격>을 쓰신 신수정 님의 포스팅에 크게 공감했다. 독서메모를 네이버 블로그에 비공개로 해두고, 필요할 때 검색해서 활용한다고. 독서를 '행위'에서 끝내지 않고 나의 원천으로 만드는 훌륭한 예시라고 생각한다.

유튜브 영상 시청, 덕질, 독서 메모, 아이를 키우며 든 생각들까지... 무엇이든 좋다. 나의 마음을 흔드는 한 두 문장, 사진을 '언젠가 써먹을 실행'에 맞춰 조금씩 모아보자.



시행착오를 거친 이들의 조언

혹 지식자산관리나 메모를 본격적으로 하시는 분들께 경험을 전하고 싶다. '세팅하고 꾸미는데 시간 쓰지 마시라'라고. 세컨드 브레인 오픈 채팅방에 몇 개월 있어보니, 나의 뇌를 통째로 옮기려 하거나 새로운 생산성 도구(옵시디언, 노션 등)의 기능에 집중하면서 지쳐 꾸준히 하지 못하는 분들이 눈에 띄었다. 

번호를 붙이고, 체계를 만드는 것은 조직에서는 필요할 수 있겠으나 이제 막 지식을 자산화하려는 개인에게는 '다이어리 꾸미기'에 가까울 수 있다.


나 또한 최근 <세컨드 브레인>을 읽고 노션의 폴더들을 더욱 간단하게 정리했다. 옷장 정리랑 비슷하다. 자주 입는 좋은 옷들을 눈에 띄는 곳에 두고, 쌓아놓은 케케묵은 옷들은 수거함에 갖다 넣거나 버리는 것이다.


- Inbox는 잊어버릴 것 같은 생각들을 기록하고, 실행했거나 필요 없어진 것들을 지운다.

- 멋진 우주비행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몇 문장을 적어두었다.

- 이결 2023에는 월별 일정과 리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까먹어서 아쉬운 일도 줄어든 데다 삶을 관리한다는 감각이 지속되면서 일상에 자신감이 생겼다.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가 말하듯, '진짜 중요한 질문(왜 해야 하는가? 무엇이 본질인가?)'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마지막으로, 노션에 메모해 둔 <세컨드 브레인>과 <제텔카스텐>에 대한 요약을 공유한다.


#세컨드브레인

#제텔카스텐

#지식관리

#쥐라기


타이틀 사진: UnsplashFilip Baotić

작가의 이전글 챗GPT, Bing, 뤼튼 사용 한 달의 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