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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연 Jan 16. 2024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것

연애의 환상과 실체

시월드 때문이냐고요?



나는 시월드가 없다. 분명 있는 사람에 비해 홀가분하다. 그러나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남편을 보면 내가 조금 괴로워도 좋으니 남편에게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물론 이렇게 적어놓고도 막상 진짜 그렇게 되면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꿀 수 있다. 그게 바로 진한 인연을 맺은 사람의 번뇌와 어리석음이 아닐까? 


어쨌든 시월드가 없는 나는 보통의 유부녀들에 비해 편안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없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은 어떻게든 문제를 만들어내고야 마는 존재라 평범한 일에도 의미 부여를 하며 자기 무덤을 파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떻게든 문제를 만들어내는 존재이다. 담배 피우는 남편을 가진 아내가'제발 우리 남편이 담배만 안 피웠으면 좋겠다.' 하다가도 막상 담배를 끊으면 술도 좀 안 마셨으면 좋겠다 한다. 술 마시는 것을 그만두고 나면 아이들하고 잘 놀아줬으면, 쓰레기만 좀 버려줬으면 하고 문제를 끊임없이 재생산해낸다. 


술, 담배도 안 하고 아이들하고 잘 놀아주면서 쓰레기도 잘 버려주고 나면, 이제 돈만 조금 더 잘 벌어다주면 이제 더 이상 바라는 것 없이 완벽할 것 같은가? 결코 그런 일은 없다. 사람은 완벽하게 만족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비교할 거리 투성이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해결할 거리를 찾아 집중한다. 


만일 무언가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시적 환각 상태이거나, 도를 깨우쳤거나 죽을뻔했다거나, 죽을 예정이거나, 그 어떤 것도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왜 완벽하게 만족할 수 없을까?



인간은 욕구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성장의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구, 사랑받고 싶은 욕구, 이런 욕구들로 시기심, 질투심은 물론 열등감과 우월감을 만들어내며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평가하며 판단한다.


뇌의 손상이 있을 경우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경우가 있다. 정상적 뇌를 가진 경우에는 끊임없는 자기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애초에 뇌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집중하며 불쾌한 감정을 만들어내게 되어있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자기 스스로를 성장시키는데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자기 자신'에 한해서이다. 남에게 대입하는 순간 스스로 지옥불로 들어가는 셈이 된다. 특히 배우자나 자식에 대해서는 뭐든 대충 넘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들은 나와 너무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운명 공동체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 사람을 위해서' 불만을 표하게 된다. 그것이 지옥 구덩이로 들어가는 행위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내가 너고 네가 나 같아서 자꾸만 내 맘 같길 원한다. 거울을 보듯 나의 허물을 그들에게서 본다. 자신의 부족함을 운명 공동체들에게 죄를 씌워 모두를 괴롭힌다. 부모와 자식 간 관계로부터 시작되어 결혼을 한 뒤 남편에게 아이를 낳은 뒤에는 아이에게로 이어진다.  


결국 부부란 불만족 공식으로 인해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내는 관계로 '문제'라는 개념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부정적 감정이 두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게 된다. 평생 고통이다. 부부의 연이나 자식의 연은 맺는다는 것은 곧 평생 지고 갈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뜻과 같다. 다양한 감정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이 있겠지만 고(苦)는 필연적이다.





그러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아니다. 결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결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가꿔나갈 수 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 중 가장 행복한 감정은 깊은 사랑의 감정이다.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환희이자 기쁨의 시간이다. 에로스적인 사랑이 아닌, 아가페적인 사랑을 할수록 그 행복감은 깊고 오래간다.


대개의 부모가 자녀에게 느끼는 깊은 사랑이 바로 아가페적 사랑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므로 생명을 바쳐 키워낸다. 그러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마냥 밑동만 남기고 잘려나가는 고통은 필연적이다. 그런 고통을 감내할 각오가 없이 아이를 낳은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그 상처로 인해 어딘가 텅 빈 어른이 되어 끊임없이 무기력과 싸우며 산다.



고통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사랑할 수 있나요?




만일 당신이 욕구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라면 상대의 생각, 말,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문제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렇게 자기를 보호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결혼을 하려거든 반드시 고통을 감수할 각오를 할 만큼 소중한 존재와 하자.

만일 이미 지금의 상대로 인해 고통스럽거든 그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 보자.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아래의 내용을 실천해 보자. 

1. 상대의 좋은 점을 찾고 반드시 짚어주어라. 
2.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해주어라.
3. 집에 돌아올 때 현관에서 맞이하고 꼭 안아주어라. 
4. 내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의 좋은 면을 찾아보아라.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다. 
5. 상대에 대한 애정 지도를 넓혀보자. 상대가 좋아하는 것, 근래의 관심사, 가장 많이 만나는 친구, 5년 후에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여행지... 

  

위의 내용조차도 시도해 보기 싫다면 결혼은 영원한 고통의 길,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결혼은 장난이 아니라니까요....



송수연 코치는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현재는 '어떻게 잘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로 강연과 코칭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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