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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연 Jan 18. 2024

유난히 연인 관계에 집착하는 이유는?




유난히 연인 관계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 친구들 사이에서는 쿨한 친구인데 유난히 이성에 관련해서는 맥을 못 추는 사람, 이성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그러한 관계가 끊이지 않으며 과도하게 몰입된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식은 듯하면 (사실이 아닌데도) 다른 사랑을 찾아 불안함을 해소하려 한다.  


내가 떠나는 것은 상대에게 이유가 있고 나를 떠나는 것도 상대에게 이유가 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마치 충치 구멍에 금 조각을 끼워 넣듯 금세 새로운 사람으로 메꿔진다.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혼자 있는 것을 못 견디는 사람.

극도의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사람.

홀로 남겨질 것만 같아 불안해하는 사람.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애정결핍 증후군



과거에 원인이 있다. 


저명한 가족치료사인 존브래드쇼는 어른들 마음속에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가슴속에 그대로 남아 어릴 적 결핍된 애정을 해소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크게 두 가지의 모습으로 성장한다. 첫 번째는 극도로 배려하고 남의 눈치를 보는 사람, 두 번째는 극도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람.


이 두 가지 모습은 단지 소극적이냐 적극적이냐의 차이지 본질적으로는 같다. 건강하지 못한 자기 인식으로 인해 타인과의 신뢰 관계를 맺기 힘들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고 자주 느끼거나 상처를 주는 행위를 자주 하게 된다.


대상관계 이론에 따르면,


생애 초기, 양육자와의 경험이 일생 동안 반복되어 재현된다.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생 동안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평생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양육자가 아기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충족시켜 주었다면 아기는 타인을 신뢰하게 된다. 반대로 아기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혹은 과도하게 채우려 들면 아기는 좌절을 느끼고 자신을 작게 여기거나 타인을 의심하게 된다. 이는 자존감 결여나 나르시시즘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좌절을 자주 경험한 아이는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거나 도리어 거만해지게 된다. 다른 사람의 인정에 집착하거나 경쟁하고, 타인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심해지면 자기 학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 심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는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들은 연인에게 집착하고, 좀처럼 안주하지 않으며 쉽게 옆 자리를 내어준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를 떠올려보라. 상대방이 나에게 흠뻑 빠져있는 상태는 마치 아기가 엄마에게 원하는 '사랑이 충만한 상태'이다. 처음 사귄 상대는 어떻게든 나를 만족시켜 주려한다. 나의 감정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반응해 준다. 그때 나는 다시 한 살배기 아기로 돌아가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상태는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상대는 나의 어머니가 아니고 나도 계속해서 아기일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는 더 이상 나를 숭배해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좌절하거나 벗어나서 새로운 숭배자를 찾아 나서게 되기도 한다.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면?

당장 그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인은 결코 나의 양육자가 아니다.



연인은 나와 상호 보완적 존재로 배려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소중한 인격체이다. 유아 시절 받고 싶었던 어머니로부터의 일방적인 사랑을 연인에게 갈구해서는 안된다. 그래서도 안되고 그럴 수도 없다.



만일 지금 연인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있고, 충분히 채워지지 않아 고통스럽다면?


사랑과 관심을 연인들에게서 찾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자. 자기의 만족감을 타인에게서 얻어야 한다면 그것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타인은 결코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건 상대의 탓이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나의 과거에 있다. 어머니의 탓도 아니다. 다만 받고 싶은 만큼 받지 못했을 뿐이다. 나의 동생과 나는 같은 어머니를 두었고 실제로 어머니는 나를 더 많이 보살폈지만 나는 애정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동생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다르게 성장했다. 


해답은 나에게 있다. 진정한 만족감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내가 나를 충분히 사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고 세상에서 제일 아껴주고 꽉 안아주자. 점차 애정결핍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 안에는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산다. 누구의 탓이 아니라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가 남아있다. 언제까지나 괴로움에 사로잡혀 있을 것인가? 나는 이제 다 자랐다. 힘이 있는 어른이 되었다. 그러니 이제 어른이 된 내가 잘 해결해 나가면 된다.  




송수연 코치는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현재는 '어떻게 잘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로 강연과 코칭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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