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낳지 않을 이유는 충분했다.
아이 없이도 충분했다.
외로움은 내게 결핍이 아니라 고요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의 속도에 맞춰 걷고,
누군가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삶에 깊이 안도했다.
사람들은 말했다.
“너도 더 나이들면 아이 낳고 싶어질 걸.”
하지만 나는 반대였다.
나이가 들수록,
아이 없이 살아도 괜찮다는 확신은 더 단단해졌다.
나의 하루는 충분히 복작였다.
손끝으로 평생을 더듬어보면
나의 유일한 적은 나였다.
내게 너무 가혹했던 사람.
다리가 없어 착지하지 못하는 새처럼 애처롭게 날갯짓하며 허공을 떠다니는 기분이 들때.
버거웠다. 내가 나라서.
그래서 나는,
아기를 키우기보다 나 자신을 키우고 싶었다.
마치 어릴 적 나를 품듯,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조심스럽게 살아내고 싶었다.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건,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삶이 그렇게까지 아름다웠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나의 탄생은 부모님에게 축복이었을까?
나의 삶은 살아 낼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누군가는 그저 살아내는 것 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가치를 만들지 못할거라면 사라지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군가가 “아이 낳을 생각 없어?”라고 물어올때마다 나의 대답은 언제나 같았다.
“나는 아직, 나 하나로도 너무 벅차.”
그렇다.
나는 나 하나로도 너무 벅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