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다.

브런치에 처음으로 올리는 글

by 홍정주

8.4일부터 글을 써서 오늘에 이르렀다. 브런치라는 새로운 지면을 만나니 새로이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 한두 시간씩 에이포 용지 한쪽 정도를 두세 달 써서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게 나의 목표다. 그림책에 들어갈 글은 많이 써 보았는데 에세이는 처음이다. 나의 에세이와 그림책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

오늘 유튜버 이연님의 책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를 읽었다. 창작자들에게 창작할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약간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한글에 나 혼자서 쓸 때 보다 정확하게 쓰려는 마음이 든다. 글로 누군가를 설득했던 경험이 있나? 있다.

내가 삼수를 했을 때의 일이다. 그때 나는 대학에 적을 두고 휴학을 한 상태였다. 반수를 할 때 학원을 다닐지 말지 고민을 나누는 게시판이 있었다. 나는 학원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혼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게시판에 혼자 공부하는 것이 좋은 이유를 올렸고 어떤 한 사람이 내 글을 읽고 혼자서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글을 올렸다. 벌써 아득한 과거의 일이지만 그분이 잘 됐으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정작 그 글을 올린 나는 삼수에 실패했고 지금도 그다지 잘 살지도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브런치에 처음으로 글을 올리며 삼수할 때 글을 써서 누군가를 설득했던 경험을 생각해 냈다. 실패의 기억이기도 하지만 글쓰기의 영역으로 가면 성공의 기억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의 제대로 된 첫 독자가 그분인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내 글을 본다고 생각하고 쓰니까 책임감이 더해져 생각이 적확하게 가다듬어진다. 이게 독자의 힘이구나. 나는 미지의 독자의 힘을 빌어 이 글을 쓰고 있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시간을 잘 때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사실 우리가 태어난 이유도 어찌 보면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글이 혼자 쓸 때 보다 조금 더 프로페셔널해졌다. 누군가 내 부족한 글을 재밌게 봐주셔서 에세이로 출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날이 올 때까지 재미있게 꾸준히 한 번 써봐야겠다. 읽는 이와 같이. 점점 잘 써졌으면 좋겠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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