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콘텐츠를 위한 3원칙
생각해 보니 브런치에 전자책 판매 경험을 쓰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2~3년 전부터 두 권의 전자책을 판매하기 시작했는 데도 말이다.
지금에서야 이 경험을 공유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건 나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수백만 원의 수익을 창출한 것은 아니지만, 총 1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달성했고 좋은 판매후기와 함께 나름 꾸준히 판매가 일어나고 있다. 한 달에 좋아하는 커피 몇 잔을 사 먹을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감사한 수익이다.
몇 년 전부터 '경제적 자유'를 강조하며 여러 가지 부수입 창출 방법을 알려준다는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전자책 판매도 그 방법론 중의 하나로 홍보되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이나 '경제적 자유'를 내세우며 온갖 자극적인 카피와 홍보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나만의 관점을 짧게 적어보려고 한다.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팔고 싶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인 퍼스널 브랜딩, 경제적 자유, 부수입 만들기 등등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교집합을 찾자면 결국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판매해야 한다"는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그리고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팔리는 콘텐츠에는 결국 몇 가지 규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팔릴 만한 걸 판다" 너무나도 중요한 조건이지만, 사람들이 전자책을 포함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을 때 간과하는 부분이다. 내가 만든 전자책의 주제는 '상세페이지 기획 노하우'와 '엑셀 실무 노하우 모음집'이다.
<상세페이지 기획>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개인 판매자나, 회사에서 상세페이지 제작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들의 니즈가 있는 정보성 주제였고, 게다가 스마트스토어 개설 유행도 겹치면서 초반에 많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든 상세페이지 기획과 제작의 경우 필수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많은 고객의 니즈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엑셀 실무 노하우 모음집> 역시 마찬가지다. 엑셀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다루어야 하는 필수 툴이기 때문에 엑셀을 배워야 하는, 혹은 잘 모르는 초보자 분들의 니즈를 공략할 수 있었다. 물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콘텐츠 시장이긴 하지만 시장 자체의 규모와 니즈가 크기 때문에 초반 포지셔닝 세팅에 성공해 판매를 일으킬 수 있다.
결국 '상세페이지'와 '엑셀'이라는 두 가지 주제 모두 비즈니스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정보였기 때문에 '팔릴만한'이라는 첫 조건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자책뿐만 아니라, 어떤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던 "이 주제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는가? 지나치게 소수를 위한 주제가 아닌가?" 초반 기획 단계에서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콘텐츠 기획의 주제, 또는 아이디어가 시장의 수요가 있다는 사실과, 그 아이디어를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구체적인 콘텐츠 형태로 제작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고객의 니즈가 있는 팔리는 정보는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돈을 벌거나 아낄 수 있는 정보
2)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정보
3) 검색해도 잘 안 나오는 정보
4) 특정 소수만 알 수 있는 정보 (카페회원, 업계 사람, 내부 직원 등)
5) 검색하면 나오지만 한눈에 쉽게 볼 수 있게 정리한 정보
6) 먼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정보
7) 비슷한 정보가 많지만 나만의 방법이 존재하는 정보
8) 경험의 총량이 많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정보
9) 기존 정보와 함께 보면 좋은 정보
10) 이미 정리해 둔 게 있어서 조금만 팔아도 이득인 정보
같은 시장 안에서도 고객들의 니즈는 다양하다. 나는 그중에서도 2번, 5번, 8번, 10번의 특성에 맞춰 콘텐츠를 구성했다.
2)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정보
5) 검색하면 나오지만 한눈에 쉽게 볼 수 있게 정리한 정보
8) 경험의 총량이 많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정보
10) 이미 정리해 둔 게 있어서 조금만 팔아도 이득인 정보
엑셀을 사용하는 방법도, 상세페이지를 구성하는 방법도 구글에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가 나오지만 "나는 다양한 정보들을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하였고, 이 자료를 통해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며 알게 된 나만의 관점과 방법론도 함께 알려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메시지를 콘텐츠 제목과 소개 내용에서 명확하게 정리해 어필하였고, 초기에 구매한 고객들의 후기를 통해 이런 메시지가 증명되었기 때문에 판매를 일으킬 수 있었다.
결국 목표 타깃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꼼꼼하게 조사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모아 컨셉틱 한 콘텐츠로 구성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시장의 수요가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구체적인 콘텐츠 형태로 기획한다." 그러면 자동으로 판매가 일어날까?
제작이 완료된 콘텐츠를 가지고 판매해야 하는 플랫폼에 진입하는 순간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나 역시 크몽, 탈잉 등 유명 플랫폼에 진입했을 때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초반에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쟁이 필요 없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아래의 전략들을 적용했다.
1)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 비슷한 주제의 다른 콘텐츠 판매가격보다 10~2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2) 컨셉틱 한 콘텐츠 제목과 설명 카피
- 공감되는 컨셉 / 쉬워 보이는 콘셉트 / 흥미를 유발하는 컨셉
3) 양질의 판매후기
- 초기 판매 고객들에게 후기를 적극적으로 요청
이런 판매전략들을 적절히 활용하고, 콘텐츠에 양질의 정보가 담겨있다면 어느 정도 판매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특정 플랫폼에서 일정 기간 동안 판매가능성을 검증했다면, 최종적으로는 나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아야 한다.
기존 플랫폼에 수수료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수익적인 문제도 있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나만의 플랫폼을 확보해야 다른 콘텐츠와 경쟁할 필요성이 없어지고 좀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도전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아직 이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현재도 꾸준히 준비 중이다.
물론, 콘텐츠가 팔리기 위해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세부조건들이 있고, 운이라는 요소도 일부 작용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표현을 다시 가지고 와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포기하거나, 원하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매하고 싶다"를 우선순위 가치로 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수익이 우선시 되는 콘텐츠 제작은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 나는 "나만의"라는 조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의 경험, 직무, 관심 분야, 강점 등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어떤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던, 어떤 플랫폼에서 경쟁을 시작하든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물론 고민은 적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