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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

거리에서 마주친 풍경

2025 생일맞이 가고시마 여행 #15 - 텐몬칸 부근

by zzoos




가고시마의 세븐 일레븐


그냥, 뒷골목의 주차장




가고시마 여행을 좋아하는 많은 이유가 있는데요. 신선하고 맛있는 식재료, 엄청난 종류의 쇼츄, 시로야마 호텔의 온천, 사쿠라지마를 바라보는 풍경 뭐 그런 것들이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그것들 말고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건 좀 특이한 이유인데요.


번화가가 한 군데밖에 없다는 것이에요.




자전거 주차장에도 라인이 그려져 있다. 뭐, 지키고 있진 않지만




물론 가고시마 중앙역 부근에도 쇼핑몰과 식당들이 있고, 메이잔보리(名山堀) 쪽에도 독특한 분위기의 가게들이 조금 모여 있죠. 시립 미술관 근처에도 분위기 좋은 카페나 식당들이 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곳을 다 합쳐도, 결국 텐몬칸(天文館)의 번화함에 미치지 못하거든요. 술집이나 식당들은 모두 그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테루쿠니 거리에서 시로야마 호텔이 보인다.


텐몬칸 북쪽 구역의 상점가


구마모토에서 맛있게 먹었던 호쿠라쿠 만쥬. 규슈 전역에 지점이 있나 보다.




번화가가 한 군데라서 좋은 점이 뭐냐구요? 그건, 술을 마시러 갈 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죠. 해가 지고 나면 그냥 텐몬칸으로 가면 됩니다. 서울에서는 강남역? 홍대? 성수? 압구정? 어느 동네로 갈지 고민이 되잖아요. 가고시마에선 그런 고민이 필요 없다는 거죠. 텐몬칸 밖에 없으니까요.




가고시마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전차가 다니는 길에 잔디가 초록초록




텐몬칸은 크게 텐몬칸도리 역(天文館通駅)을 기점으로 해서 북쪽 구역과 남쪽 구역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남쪽 구역이 좀 더 유흥가라서 캬바쿠라나 클럽 같은 곳도 많고, 거리에는 호객꾼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서운 구역은 아니고요. 그저 웃으면서 '스미마셍'하고 지나가면 별 문제없습니다.




드디어 밤이 된, 텐몬칸


북쪽 구역에서 남쪽 구역으로 넘어가는 건널목




저는 이상하게 이 텐몬칸의 밤거리가 좋습니다. 너무 넓지 않고, 너무 번화하지 않고, 있을 가게들은 다 있는 그런 정감 가는 먹자골목 같달까요.


이번 여행에서 아이폰으로 담아 본, 텐몬칸의 풍경들입니다.




가고시마의 중심가를 달리는 전차


텐몬칸도리 전차역


앗, 돈키호테가 보인다!


텐몬칸의 밤거리




한때 텐몬칸은 큐슈 제2의 유흥가(환락가?)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 영광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서 텐몬칸의 번화함을 이어가고 있다고 느낄 수는 있어요.


아참, '텐몬칸(天文館)'이라는 이름은 에도시대에 실제로 하늘을 관측하는 시설이 있던 곳이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전엔 천문과학시설이 있던 곳인데 지금은 유흥가의 이름이라니, 재밌네요.




시간이 늦어지면 택시를 타야지.


골목 안쪽에도 택시들이 모여있는 구간들이 있다.


텐몬칸 남쪽의 좀 더 안쪽 골목, 긴자 도리


쇼츄바를 찾아서 돌아다니던 밤의 골목


이제는 익숙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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