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 사례
몇해전, 디즈니랜드에서 있었던 일이다.
디즈니 캐릭터 미키와 미니, 플루토는 오고가는 손님들과 인사를 하고 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고, 그 가운데 평범해 보이는 한 소년을 만났다. 미키와 미니, 플루토는 늘 그렇듯이 반갑게 인사를 하였으나, 이 소년은 특별한 아이였다. 청각장애를 가진 이 소년은 미키와 미니, 플루토의 인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서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이 아이가 특별한 아이임을 알아챈 미키와 미니, 플루토는 수화로 "만나서 반가워, 널 사랑해"로 인사를 건냈고, 이때서야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기뻐하며 미니에게 와락 안긴다. 물론 이 아이의 뒤에서 미키, 미니, 플루토에게 수화를 몰래 코치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fdpTaTc6Y9c#action=share
감동적인 이야기이자, 그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만한 이야기이다.
한국어, 영어, 일어 같은 '언어'의 이야기가 아니라(물론, 어학에 출중하여 상대방의 언어 그 자체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야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상대방이 편안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에는 개발자의 코드에 맞추어 이야기하는 것이 좋고,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할 때에는 디자이너의 코드에 맞추어 이야기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는 그 목적이 분명히 있다. 나의 기획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내가 훌륭하다'라고 이야기할게 아니라 '이 기획안은 훌륭하다'가 골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 기획안을 만들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앞선 글에서도 쓴적이 있는데, 한 스타트업 대표는 "왜 직원들은 내말을 의도와 관계없이 늘 오해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한번도 그 대표는 본인이 의도에 안맞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듯했다.
나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것은 연설이나 강의이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기에 앞서, 내가 소통을 하고 싶은건지 연설이나 강의를 하고 싶은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