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힘들게 했던 ‘형사 같은 남편’의 뒤늦은 고백
아이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던 그날,
나는 처음으로 아빠가 아니라 가해자였음을 깨달았다.
젊었을 때 나는 남편이 아니라 취조하는 형사 같다고 아내가 말하곤 했다.
그 말이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감사와 관리 업무를 오래 하다 보니,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 캐묻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가끔 욱하면 목소리가 먼저 커진다.
아들과 딸에게 나는 다정한 아빠보다
“왜?”, “그게 말이 돼?”, “다시 말해 봐.”라는 말부터 던지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은 나를 무서운 사람으로 기억했을 것이다.
그런 내가 요즘, 딸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다.
“아빠, 요즘 좀 달라졌어.”
아내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 말이 반갑기보다 부끄러웠다.
왜 나는 이제야 변했을까.
왜 그토록 오래 가족을 힘들게 했을까.
모임에서 ‘빠·삐·따’라는 건배 구호를 들었다.
빠지지 말자, 삐지지 말자, 따지지 말자.
웃자고 한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가슴에 남았다.
나는 ‘빠’를 ‘빼’로 바꾸었다.
내게는 빠지지 않는 것보다
힘을 빼는 게 먼저였기 때문이다.
빼·삐·따.
힘은 빼자.
삐지지 말자.
따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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