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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리아나 Feb 25. 2024

설레는 3월 , 개학이다.

새학기를 대하는 엄마의 마음

어느덧 3월이다.

3월은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새출발, 새학기, 입학등 새로 시작하는 시간이다. 우리집에도 새학기가 찾아왔다. 큰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작은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형님들이 되어 상급기관으로 등교할 생각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있다. 교복을 입어보고, 책가방을 메어보며, 필통도 챙긴다. 새출발하는 느낌인가보다.

한껏 들떠있는 아이를 보니 나도 설렌다.  문득 큰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낼때가 떠올랐다.

3월1일, 하루지나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는데 뭘 준비해야할지 멘붕이 왔다.

돌봄신청은 놓쳤고, 아이는 12시30분이면 하교를 하고 , 엄마는 일을 하러 가야하고.. 입학하기도 전에 5시에 하원하는 유치원이 그리웠다. 학교에서 나눠준 방과후 안내문을 보며 동그라미를 표시하고, 시간표에 옮겨적었다. 방과후는 추첨이니까 탈락할 것을 대비해서 차선책도 마련하고.. 그런데 자꾸 불안하다. 나부터 학교가 안전하지 않게 느껴졌다. 어떻게 학교생활을 하는지 보내본 경험이 없으니 불안하고 걱정되었다. 이런 엄마의 마음이 아이에게 전해질까봐 초등학교 선생님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시간가량 초보학부모의 질문공세에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교과시간, 점심시간, 하교시간, 방과후 프로그램, 돌봄 등 멀게만 느껴졌던 단어들이 익숙해지고  학교가 안전하게 느껴진다.


시스템을 몰랐기에 불안함이 컸다. 알고나니 한결 가벼워진다. 학교라는 곳에 아이를 보내는것도 낯설었다. 계속보다보니 익숙해지고 불안이 설렘으로 바꼈다. 이제는 방과후 프로그램이 당첨 되기만 기다리면 된다. 서너시간 동안 아이의 스케쥴을 짜면서 복닥거리는 마음이 있었다.  완성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고 안전하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기를 응원해주는 마음이 생겼다.


저 쪼꼬미가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해주어야 할텐데.. 불안감과 걱정이 스물스물 올라올때,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서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상상을 하니 훨씬 가볍다. 기대되고 설렌다. 그러니 아이에게도 그 마음이 전할 수있게 된다. 잔뜩 기대되면서도 낯선곳을 가야하는 부담감에 떨고있는 내향성이 높은 아이다. 엄마가 해줄 수있는건 학교가 안전한곳이고 즐겁게 학습하고 놀이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거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학교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 하고 입학을 기다렸다.


입학식날, 선생님은 50대 초반에 연세가 있으시고, 1학년을 많이 맡아보신것 처럼 보였다. 학부모들 있는 가운데 오리엔테이션을 30분 넘게 해주시며, 슬기로운 학교생활 안내를 해주셨다.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 그래서 주의해야 하는 일들, 부모가 아이에게 교육시켜야 하는 부분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학교, 학생, 학부모 삼박자가 맞아야 아이가 성장할 수 있어요. 저는 학교의 엄마로 아이들 잘 교육시키고 보살필게요. 부모님들도 믿고 보내주시고, 가정에서 교육할 부분 잘 부탁드립니다." 왠지 믿음이 더 갔다.

학교의 엄마라니, 조금 서툴러도 보살핌으로 아이가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심되었다.


"아이가 학교 하고 나면, 학교에서 어떤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주세요. 그런데 아이 앞에서 선생님 흉은 보지 말아주세요. 선생님에 관한 부정적인 얘기를 반복적으로 들으면, 아이는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고, 학교에 와서도 훈육이 통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장점을 얘기해주셔서 아이와 좋은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협조부탁드립니다."


입학식에서 선생님의 우려와 걱정을 담은 당부의 말씀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동의가 되었다. 3월 한달간 등하교를 도우면서 아이에게 선생님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얘기를 나눴다.

 "선생님이 참 좋은 분이신것 같아. 선생님의 어떤 점이 좋아?"하며 아이에게 물으면 처음에는 "잘 모르겠어."

라고 얘기했다. 아이가 학교 생활에서 있었던 얘기를 해주면 선생님의 좋은 점을 얘기하며 따뜻하고 자상한 분이라는, 너희를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다고 얘기해주었다. 없는 말이나, 의도적인 발언이 아니라 아이와 대화속에서 보여지는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해주었다.


아이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고, 학교생활을 더 재밌고 신나게 했다. 마음속에 걱정했던 부분과 달리 잘 적응해 주었고, 학교 가는 것을 좋아했다.


새학기가 되면 긴장과 걱정, 불안들이 엄습해오기도 한다. 그것을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아이와 얘기나누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니 빠르게 적응하고, 상상한대로 즐거운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생활을 잘해낼 거라고 믿어주고, 1년간 함께 할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의 만남을 기도한다.


오늘도 주문을 걸어본다.

중학교 생활도 잘 해낼거야.

좋은샘과 친구들을 만날거야.

좋은 일이 생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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