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2022.08.20
피해보듯 살아야 주변에 사람이 남는다
우리 아빠가 늘 하던, 아니 할아버지때부터 전해져오는 말이다.
화 수 목 금 모두 즉흥으로 약속이 생겼는데, 다 내게 연락이 먼저 왔다. 수요일에 만난 친구는 나를 일컬어 늘 ‘빼앗긴 아싸’(서울 중산층 자녀들이 원룸생활을 가난한 생활처럼 묘사하는걸 빼앗긴 가난이라 일컫는 것에 대한 패러디)라 표현했는데. 빼박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난 아싸라고 말하기 어렵다
근데 과연 그런가? 흔히 말하는 인싸(이렇게 말을 엄밀히 사용하는거부터가 존나 아싸스럽다)들이 내품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나는 무섭다 덜덜. 어디에 있건 먼저 쓸데 없는(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며 나와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것은 같이 숨어있는 아싸들이다. 나의 친해짐은 주도하는 것들 사이에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빠져나오는 것에서 있다. 그래서 나는 보통 그룹으로 친한 사람이 없고 다 개인개인 각기 서로 다른 집단에서 한 명씩 빼먹은 것 같은 관계가 대부분이었다.
네명이상 모인 자리에서 나오는 대화 주제에 어떤 주제가 없다면 나는 보통 듣거나 혹은 무리수를 던졌다가 다시 듣곤 한다.
하여튼 이게 요즘 내가 그런건지. 아니 근데 난 집단생활을 할 때도 늘 사이드로 빠져서 한 명 한 명 낼름 낼름 친해지는 습관이 있었다.
하여튼. 난 좀 아싸성향이라고 생각하는데(흔히 말하는) 좀 오랜 사람들을 안만나는 고립적 생활을 이어갔음에도 내 주변에는 주로 나를 먼저 찾아주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꽤 자주, 그리고 꽤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남았다.
난 이런 상황에 대해 이젠 좀 아 나 인간관계는 잘했구나 라고 평가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손해보듯 살아야 주변에 사람이 남는다 라는 말이 조금 실감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면 당연하게 하는 생각이 있다. ‘이 사람에게 좋은 의미를 남겨주고 싶다.’ 그래서 만나서 일방적으로 내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를 하거나 징징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 때는 이 사실을 나의 인간관계의 실패라 여기기도 했다. 어떻게 이렇게 한 껏 의지할 관계가없는건지. 다 너무 쿨한거 아냐? 혹은 다 내가 필요해서 내 곁에 있는 거겠지 따위의.
2024.09.14
친구없다고 한탄하는 것보단 친구 있는게 좋고
친구한테 의지해서 친구가 없어지면 무너지는 것보다
쿨해서 적당히 각자 잘사는게 좋고
사실 평상시에 쿨한 친구 중 한 명이라도 언제든지 보고싶으면 어디서라도 만날 수 있는 친구면 바랄 바가 없다.
그리고 혼자 재미있게 잘사는 사람은 오히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두려움이 없다. 아쉬울게 없기때문이다.